[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략이 순탄치 않다. 생산능력(CAPA, 캐파) 증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유일한 대형 OLED 공급사인 만큼, OLED TV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가동이 재차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발 ‘코로나19’가 변수로 작용한 탓이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공장 가동이 임박했지만, 다시 미뤄질 수 있다고 들었다”며 “코로나19 악재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공장은 지난해 8월 준공식을 갖고, 연내 패널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OLED 유기물 재료 변경 등의 이유로 일정이 미뤄졌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소재를 다시 채택, 수율 안정화에 속도를 높였다.
이에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올해 1분기 광저우 라인 가동을 예고했으나,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맞이하게 됐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계획에 변함없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에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경기도 파주 10.5세대 OLED 생산라인(P10) 투자 연기를 공식화했다.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서동희 전무는 “파주 투자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고민 중이다. 2023년 이후 본격 투자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3조원을 투입해 오는 2022년 상반기 월 3만장 양산 일정이 무산된 것이다.
현재 광저우 공장 캐파는 월 6만장이다. 풀가동하면 월 9만장까지 가능하다. 기존 파주 공장(월 7만장)에 추가 투자 규모를 합치면 최대 월 11만5000장 수준이다. 당초 계획대로면 2023년경 OLED 패널 캐파가 월 20만장 이상에 도달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의 액정표시장치(LCD) 저가물량 공세로 적자전환 했다. OLED 사업 강화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섰지만, 광저우와 파주 공장 이슈로 차질을 빚게 됐다.
이는 OLED TV 확산을 노리는 LG전자에 타격이다. LG전자는 OLED TV 진영의 맏형으로, 시장을 이끌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OLED TV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824만4000대를 기록했다. 이 중 LG전자는 500만대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미국 비지오, 일본 소니·도시바·샤프, 중국 스카이워스·샤오미 등도 합류하며 시장을 키워나가는 추세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OLED 패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LCD TV 대비 높은 가격대가 발목을 잡는 상황에서 공급 부족은 치명적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 협력사들은 이미 장비 등을 납품해 당장 큰 타격이 없지만, 파주 투자 연기는 부정 요소가 될 것”이라며 “OLED TV 성장 가속화를 위해서는 광저우 공장 가동 여부가 핵심이다. 도쿄올림픽, 유로2020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앞둔 만큼 조속한 정상화가 필수”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