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국내 장비업체들이 미래 먹거리를 모색한다.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배터리를 통해 제2의 도약을 노릴 방침이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와 협력, 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에프에이·인텍플러스·필옵틱스 등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을 고객사로 확보한 상태다.
에스에프에이(SFA)는 디스플레이 장비, 물류 자동화 설비 등을 공급한다. 클린 물류 장비, 증착기, 모듈 장비 주요 매출처다. 이 가운데 물류 장비를 배터리 분야에 활용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중국, 미국, 헝가리 등 해외 공장에 에스에프에이 제품이 들어간다. 삼성SDI와도 일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외관검사기도 수주했다. 에스에프에이는 AI 인력을 충원, 장비 생산 및 스마트팩토리 구축하고 있다. 배터리 비파괴검사기는 개발을 완료했다. 전극을 적층하는 스태킹(Stacking) 장비와 가스를 제거하는 디개싱(Degassing) 장비 등의 개발도 나설 예정이다.
인텍플러스는 검사 분야 특화된 업체다. 머신 비전 기술을 기반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외관 상태를 점검한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에 외관검사장비를 제공 중이다. 2차전지 사업에서는 배터리 셀 사이즈 측정기(인스펙션 머신), 최종 검사장비 등이 있다. 비전 기술을 활용한 제품들이다.
인스펙션 머신은 셀의 두께, 튀어나온 부분 등을 점검한다. 최종 검사의 경우 그동안 기계보다는 사람이 직접 해오던 분야다. 반도체만큼 작고, 예민하지 않기 때문에 육안으로 판별이 가능했다. SK이노베이션은 품질 안정성 향상 차원에서 해당 기기들을 발주하고 있다. 폭스바겐, 다임러 등 고객사에 어필하는 효과도 있다. LG화학과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필옵틱스는 레이저 기술을 응용한 장비들을 생산하는 회사다. OLED 커팅 장비, 레이저 리프트 오프 장비 등이 메인이다. 2차전지 파트는 배터리 노칭(Notching) 공정에 사용하는 장비를 공급한다. 노칭은 양극과 음극 소재를 적절한 길이로 자르는 과정이다. 해당 장비는 파이버 레이저 기술을 활용했다.
합체부 커팅기, 조립장비 등도 개발하고 있다. 자체 광학 기술을 통해 장비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SDI다. 필옵틱스는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비, 배터리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오는 2025년에 배터리 시장 규모가 메모리반도체를 넘어선다고 예상했다. 해당 시점에 배터리는 1600억달러(약 186조), 메모리는 1490억달러(173조원)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