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메모리 업황 회복 신호가 나타났다. 그래픽 D램 시장 전망이 밝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수요 증대에 따른 결과다.
27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그래픽 D램 계약 가격은 전기대비 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D램은 PC, 고성능 게임기 등 영상과 그래픽 처리를 담당하는 초고속 D램이다. 일반 D램보다 많은 용량의 데이터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트렌드포스는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고객의 재고 수요가 증가하면서, 그래픽 D램 가격은 메모리 제품 중 가장 많이 오를 것”이라며 “내년 1분기 D램 가격 상승 추세를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AMD 등 주요 GPU 업체들이 고사양 제품을 내놓는 점은 그래픽 D램 수요를 늘릴 요인이다. 소니,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게임 콘솔 업계 등도 사양 높은 게임기를 출시하는 추세다.
이들 업체는 그래픽 D램을 GDDR(Graphics Double Data Rate)5에서 GDDR6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GDDR6는 국제반도체 표준화 기구 JEDEC에서 표준화한 차세대 고성능 그래픽 D램이다. 기존 GDDR5 대비 최고 속도가 2배 빠르고, 동작 전압은 10% 이상 낮다. 특히 엔비디아 그래픽카드는 RTX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RTX 카드는 GDDR6 메모리를 사용한다. AMD는 최신 나비 GPU 시리즈를 위해 GDDR6로 전환했다.
소니와 MS는 각각 플레이스테이션4와 엑스박스원에 GDDR5를 활용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출시될 제품에는 GDDR6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카드 용량은 8기가바이트(GB)에서 16GB로 늘릴 계획이다.
다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는 그래픽 D램 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불황으로 그래픽 D램 생산능력(CAPA)을 줄인 탓이다. 그래픽 D램은 전체 D램 생산량에서 6% 비중이다.
트렌드포스는 “그래픽 D램 공급 부족은 가격 반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메모리 3사는 웨이퍼 용량 일부를 그래픽 D램으로 다시 옮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