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SK하이닉스가 D램 의존도를 줄인다. D램은 세계 2위지만, 다른 분야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판로 개척에 나선다. 낸드플래시와 이미지센서 사업은 강화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내년 1분기 중국 우시 파운드리 공장을 준공한다.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가 담당한다. 지난해 7월 우시 정부 투자회사 WIDG와 합작사를 설립했다.
우시 공장은 충북 청주 M8 라인의 200밀리미터(mm) 웨이퍼 기반 파운드리 공정 장비로 채워진다. 본격 가동은 내년 하반기 정도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계가 빈약하다. 고객사가 부족하다. 중국은 이 부분을 해소하는 데 적합한 곳이다. 중국에는 1000개 이상의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들이 상주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파운드리는 가동률이 중요하다. 중국 팹리스 시장이 크기 때문에 주문받을 확률이 높아진다”며 “저렴한 인건비 등으로 수익성 향상에도 도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운드리가 중국이라면, 낸드는 청주다. 청주 공장은 SK하이닉스 낸드의 마더팩토리다. M11, M12, M15 라인이 가동 중이다. M8 라인에도 낸드 제조장비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낸드 사업에 집중한다. M15 라인을 중심으로 차세대 제품 공급에 나선다. 지난 6월 세계 최초 128단 1테라비트(Tb) TLC(Triple Level Cell) 4차원(4D) 낸드를 양산했다. 지난달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전달했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모바일용 표준 저장장치(UFS) 등도 준비 중이다. 2TB 용량 소비자용 SSD, 16TB 용량 SSD는 고객사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1TB 모바일용 UFS는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에 맞춰 개발했다.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CMOS 이미지센서(CIS)도 SK하이닉스가 힘을 싣는 분야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경기도 이천 M10 공장 일부를 CIS 양산용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D램 생산능력(CAPA, 캐파)를 줄이고, CIS 물량을 늘린 것이다.
지난 9월에는 CIS 개발을 위한 일본 연구개발(R&D) 센터를 개소했다. 이미지센서 1위 소니의 본거지다. 최신 기술 및 우수 인력 확보에 유리하다. 연구소장으로 임명된 시무라 마사유키는 소니 출신이다. 지난 1997년부터 18년 동안 소니에서 근무했다. 마케팅도 강화한다. SK하이닉스는 1600만화소 이미지센서 제품에 ‘블랙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브랜드화 목적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 내부에서 D램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낸드 공급량은 물론 시스템반도체 파트도 강화해 업황 부진 여파를 최대한 줄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