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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결산/휴대폰] 삼성전자 불안한 1위…화웨이, 中 내수시장 힘 ‘증명’

윤상호
- LG전자, 국내 생산 철수 비용절감 극대화…폴더블폰, 새 폼팩터 경쟁 ‘점화’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2019년 역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점유율 1위다. 세계 최초 인폴딩 접는(foldable,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를 상용화했다. 하지만 올해 가장 주목을 받은 스마트폰 제조사는 화웨이다. 미국의 제재로 존망이 걱정됐지만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따라왔다. 5세대(5G) 이동통신도, 폴더블폰도 강력하다. 대외 변수도 발목을 잡지 못했다. LG전자는 결국 국내 생산을 접었다. 비용절감 마지막 선택이다. ‘비용절감=제품 경쟁력↑’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26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삼성전자 7820만대 ▲화웨이 6670만대 ▲애플 4560만대 ▲샤오미 3230만대 ▲오포 2940만대 ▲비보 2770만대 ▲레노버-모토로라 1060만대 ▲리얼미 1010만대 ▲LG전자 750만대다. 시장 전체 규모는 3억6630만대다.

삼성전자 LG전자는 한국 애플은 미국 업체다. 나머지 업체는 중국 업체다. 오포 비보 리얼미 3사는 중국 BBK그룹이다.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격차는 점유율 3%포인트까지 좁아졌다. 당초 업계는 올해 삼성전자가 화웨이와 격차를 벌릴 것으로 봤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때문이다. 화웨이 미국 점유율은 미미했지만 미국 업체와 거래 제한이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했다. 결과는 예측과 비슷했다. 대부분 시장서 화웨이 점유율이 하락했다.

하지만 중국 시장 힘이 예상보다 컸다. 중국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다. 화웨이는 중국에서 성장으로 전 세계 하락을 만회하고 남았다. 화웨이 올해 중국 판매량은 ▲1분기 3000만대 ▲2분기 3730만대 ▲3분기 4150만대다. 전체 판매량에서 중국 비중은 ▲1분기 50.8% ▲2분기 63.5% ▲3분기 62.2%다. 중국만 판매량이 세계 4위 샤오미 판매량보다 많다. 중국 정부의 자국 산업 우선 전략을 감안하면 화웨이의 미래는 나쁘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그만큼 삼성전자에겐 악재다. 삼성전자의 올 3분기까지 중국 누적 스마트폰 판매량은 230만대에 불과하다. 세계 1위까지 위태롭다.

대화면, 펜에 이어 스마트폰 폼팩터가 또 한 번 의미 있는 변화를 시작했다. 폴더블폰이다. 폴더블폰은 휴대성과 편의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나왔다. 화면은 클수록 콘텐츠를 즐기기 좋다. 휴대하기는 불편하다. 폴더블폰은 휴대할 때는 접고 이용할 때는 편다. 진화는 두 방향이다. 기술적으로도 이용패턴으로도 그렇다.

기술적 진화는 인폴딩과 아웃폴딩의 경쟁이다. 인폴딩은 화면을 안으로 접는다. 아웃폴딩은 화면은 밖으로 접는다. 인폴딩이 아웃폴딩보다 어렵다. 화면을 더 밀착하게 접어야 하기 때문이다. 디자인 자율성과 파손위험을 줄일 수 있다. 외부 화면이 필요해 무게와 원가가 늘어날 수 있다. 아웃폴딩은 쉽다. 상대적으로 가격을 낮추기 쉽다. 하지만 상시적 화면 손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 갤럭시폴드는 인폴딩 화웨이 ‘메이트X’는 아웃폴딩이다.

이용패턴은 콘텐츠와 휴대성으로 갈라지는 분위기다. 갤럭시폴드와 메이트X는 화면을 세로로 접는다. 모토로라 레이저는 화면을 가로로 접는다. ‘클림쉘’ 방식이라고 부른다. 조개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세로로 접는 폰은 펼치면 7인치 이상 대화면이 된다. 태블릿이다. 클림쉘은 접으면 3인치 아래로 크기가 작아진다. 바지 앞주머니에 넣어도 불편하지 않는 크기다. 예전 일반폰을 생각하면 된다. 삼성전자도 내년 클림쉘 폴더블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자는 지난 3분기까지 스마트폰 사업 1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생산시설을 철수했다. 베트남으로 옮겼다. 합작개발생산(JDM: Joint Development & Design Manufacturing)을 늘린다. JDM은 협력사와 제품 설계, 부품 조달 등을 공동으로 한 후 생산을 협력사가 맞는 형태다. LG전자는 프리미엄폰 연구개발(R&D)과 소프트웨어(SW) 업그레이드 등만 담당한다. 비용절감 마지막 수순이다. 5G를 반격 기회로 여기고 있다. 문제는 다른 제조사 모두 5G를 기회로 삼고 있는 점. LG전자만 두각을 나타낸다는 보장은 없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LG관계사 전략과도 연계돼 있다. 포기하기도 유지하기도 난감하다. 내년에도 이 상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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