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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결산/방송] 글로벌 OTT 공세 속 유료방송 M&A 신호탄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올 한해 유료방송시장을 관통한 주제는 전통 미디어와 신흥 미디어 간의 ‘세대 전쟁’이다.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TV 등 기존 미디어는 침체일로를 걸었던 반면, 통신사 주도 인터넷TV(IPTV)와 새로 등장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파죽지세로 성장했다. 이 가운데 통신과 방송의 경계는 점점 무너져 유료방송 인수합병(M&A)이 본격화됐다.

먼저, 케이블TV의 부진과 IPTV의 성장은 올해도 계속됐다. 가입자 격차는 더 벌어져 상반기 기준 IPTV가 268만136명 차이로 크게 앞섰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185만2412명)보다 44.7% 더 늘어난 숫자다. 가입자 수 1~3위는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순으로 IPTV 3사가 나란히 차지하면서 삼강 구도를 굳혔다. 시장점유율 역시 IPTV가 과반을 독식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 IPTV가 주도하는 케이블TV 인수합병(M&A)이 본격화했다. 가장 먼저 신호탄을 날린 것은 LG유플러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12월13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다. LG유플러스는 방송 사업과 관련해 지역성 보호·콘텐츠 투자 등 임무를 부여받은 대신 케이블업계 1위 사업자를 품에 안을 수 있게 됐다.

이로써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 2위 사업자로 단숨에 올라섰다. 3위로 뒤처진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와의 합병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LG유플러스와 달리 연내 타진은 어려워 보인다. 과기정통부 승인과 함께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심사도 앞두고 있어서다.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했던 KT는 더 암흑이다. 합산규제 불확실성에 발목 잡히면서 불안한 1위를 지키고 있다.

국내 유료방송이 세대교체를 이루는 동안 OTT 시장도 격랑을 맞았다. 대작 오리지널콘텐츠 경쟁력을 앞세운 넷플릭스가 빠르게 한국 시장 영향력을 키웠다. 지난 2017년 진출 이후 약 3년 만에 유료가입자 200만명을 돌파하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 모습이다. OTT 플랫폼 중에서도 광고형 VOD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유튜브 역시 막강한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국내에선 이러한 해외 OTT 공세에 반기를 든 합종연횡이 벌어지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지상파 3사가 손잡은 국내 첫 통합 OTT ‘웨이브’가 포문을 열었다. 웨이브는 넷플릭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독점 콘텐츠 확보를 위해 약 3000억원 규모 콘텐츠 투자를 선언했다. 오는 2023년까지 유료가입자 500만명, 연매출 5000억원 규모 서비스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웨이브를 시작으로 국내 OTT는 점차 양적 성장을 이루고 있다. 기존 서비스들인 왓챠·티빙·네이버TV 등에 이어, CJ ENM과 JTBC 역시 내년 신규 OTT 출시를 목표로 연합군을 결성한 상태다. 국내 유료방송 1위 업체인 KT마저 신규 OTT 서비스 ‘시즌’을 내놨다. 이 같은 흐름 속 한국 OTT 시장은 오는 2020년 7801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으로는 콘텐츠와 플랫폼을 둘러싼 경쟁이 갈수록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IP 공룡 ‘디즈니 플러스’의 한국 시장 진출은 국내 사업자에 큰 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디즈니 플러스는 11월14일 출범 첫날 만에 가입자 약 1000만명을 달성하며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독점 콘텐츠 확보와 플랫폼 간 콘텐츠 수급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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