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지난해 이어 올해도 탈(脫)액정표시장치(LCD) 현상은 이어졌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LCD 패널 가격은 급락했다. 이는 한국은 물론 중국에도 타격이었다. 국내외 디스플레이 업계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환에 속도를 높였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LCD TV 패널 점유율 예상치는 58%다. 올해 예상치(48%)보다 10%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 올해 26%에서 내년 17%로 감소할 전망이다. 중국 BOE, CSOT 등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LCD ‘저가·물량’ 전략을 펼쳤다. 이를 통해 LCD 시장을 장악했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이 LCD 라인을 축소했다. 원가경쟁력에서 밀린 탓이다.
상대적으로 LCD 의존도가 높은 LG디스플레이는 위기다. LCD와 OLED 비중은 7대3 정도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연속 적자다.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적자 9375억원이다. LG디스플레이의 대책은 OLED 사업 확대다. 대형 OLED 생산능력(CAPA, 캐파)을 늘리고, 중·소형 및 전장용 OLED를 강화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8월 광저우 8.5세대 OLED 패널 공장을 준공했다. 내년 1월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파주 공장까지 포함하면 월 13만장 공급이 가능해진다. 중소형에서는 애플에 아이폰용 OLED 패널을 납품했다. 애플 공급사가 된 점은 레퍼런스 측면에서 유리하다. 전장용은 전망이 밝다. LG디스플레이는 플라스틱OLED(POLED) 제품을 완성차업체에 제공하고 있다. 캐딜락, 벤츠 등이 고객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를 바탕으로 준수한 실적을 거뒀다. 전 세계 중소형 OLED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 압도적인 1위다. 접는(Foldable, 폴더블) 스마트폰이 출시된 점도 호재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 역시 삼성디스플레이가 선도하고 있다.
대형 전략은 퀀텀닷(QD) 디스플레이다. 오는 2025년까지 QD 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 및 연구개발에 13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초기에는 청색 OLED 발광원의 QD 제품을 구현할 계획이다.
중국 업체도 OLED 전환이 급선무다. LCD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65인치 LCD 패널 가격은 160달러다. 지난해 9월(245달러) 대비 34.6% 하락했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마저 적자 전환했다. BOE를 비롯한 CSOT, 비전옥스, 티엔마 등은 OLED 라인 구축 중이다.
BOE는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초 애플로부터 아이폰용 OLED 공급사 지위를 따냈다. 화웨이에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다. 다만 중국은 한국 대비 품질 및 수율에서 부족하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DSCC는 OLED 패널의 전체 매출은 2018년 265억달러에서 2023년 462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스마트폰 제조사의 OLED 채택 및 OLED TV 증가에 따른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