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 공세를 강화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판결을 앞당겨 달라고 요구했다. SK이노베이션이 조직적 증거인멸 등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ITC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잠시 잠잠했던 양사 갈등이 다시 불타오를 전망이다.
14일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ITC에서 진행하는 ‘영업비밀침해’ 소송 관련 ‘조기 패소판결’ 등 제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ITC는 13일(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LG화학의 요구와 근거를 공개했다.
이 소송은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과 올해 소송전을 시작하며 처음 쏜 화살이다. 지난 4월 제기했다. 현재 ITC에는 3건의 소송이 계류 중이다. LG화학이 낸 ‘영업비밀침해’와 ‘특허침해’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이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증거보존 의무를 무시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증거인멸 ▲ITC 포렌식 명령을 준수하지 않은 법정모독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이유로 ▲SK이노베이션의 ‘패소 판결’을 조기에 내려주거나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영업비밀을 탈취해 연구개발, 생산, 테스트, 수주, 마케팅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사용했다는 사실 등을 인정해 달라고 했다. ITC가 이를 받아들일 경우 최종 판결 시한을 단축할 수 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월12일 사내 75개 관련조직에 삭제지시서와 함께 LG화학 관련 파일과 메일을 목록화한 엑셀시트 75개를 첨부하며 해당 문서를 삭제하라는 메일을 발송했다”라며 “ITC는 소송 당사자가 증거 자료 제출을 성실히 수행하지 않거나 고의적으로 누락시키는 행위가 있을 시 강한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실제 재판 과정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포렌식 진행 때 LG화학 전문가도 한 명 참석해 관찰할 수 있도록 하라는 ITC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조사과정에서 LG화학 전문가를 의도적으로 배제시키는 등 포렌식 명령 위반 행위를 지속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특히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과 LG화학 난징, 폴란드 공장의 코터 스펙을 비교하고 해당 기술을 설명한 자료와 ▲ 57개의 LG화학 소유의 레시피 및 명세서 등을 사내 공유 했다는 내용이 발견됐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공정한 소송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계속되는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 및 법정모독 행위가 드러나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달했다고 판단해 강력한 법적 제재를 요청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