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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전쟁, 휴전 지연…“더 달라 vs 빨리 하자” 불확실성 ‘재발’

윤상호
- 양국 정상 정치적 상황·회담 장소, 변수 추가…美 12월15일 추가 관세 ‘지렛대’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 휴전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중국은 서명만 남았다고 했다. 미국은 아직 아무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리더십 위기까지 겹쳤다. 칠레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 취소는 협상의 ‘내용’과 ‘명분’뿐 아니라 ‘장소’라는 변수를 더했다. 샅바싸움이 치열하다. 샅바를 놔 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다시 나왔다.

10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휴전합의가 지연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 7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을 통해 “서로의 상품에 부과한 기존 관세를 단계적으로 내리기로 합의했다”라고 발표했다. 미국은 8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중국과 아무것도 합의하지 않았다”라고 공지했다.

내용만 보면 양국 갈등 불확실성이 심화했다. 하나를 더 얻으려는 쪽과 더 내주지 않으려는 쪽의 힘겨루기다. 한쪽이 이 정도로 만족하거나 양보하지 않으면 판이 깨질 위험이 생겼다.

양국은 지난 10월 무역협상을 진행했다. 미국은 10월15일부터 부과키로 한 중국산 제품 2500억달러 규모에 대한 관세율 5%포인트 상향을 유보했다. 중국은 최대 500억달러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키로 했다. 중국 정부는 환율개입, 금융시장 개방, 지적재산권 보호 등에 대한 조치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칠레 APEC정상회의에서 합의문에 서명할 예정이었다.

이 합의는 미국 연말 쇼핑 성수기에 중국산 제품 가격경쟁력 유지에 초점을 맞췄다. 미국은 중국이 자본주의 경제 질서를 지키길 원한다. ▲기업 지원 금지 ▲지적재산권 보호 법제화 ▲기술이전 강요 금지 ▲환율 개입 금지 ▲금융서비스 시장 개방 등을 요구했다. 중국의 정부 주도 경제 성장 핵심정책이다. 미국 외 대부분 세계 경제 참여자가 불만을 제기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중국도 공산당 주도 정치질서를 유지하려면 내려놓기 힘든 지점이다. 이번 합의가 정전이 아닌 휴전이라고 불렸던 이유다.

칠레 APEC정상회담 취소는 미국과 중국 양쪽에 시간을 줬다. 전략 재검토 목소리가 커졌다. APEC정상회담은 당초 16~17일(현지시각) 칠레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칠레 정국 불안으로 취소했다. 취소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합의 주요 내용은 확정했을 때다. 회담 장소와 기간을 정해야 하는 시간 동안 합의 내용도 바뀔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재선에 도전하고 있다. 야당은 탄핵 조사 중이다. 캔터키주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에 패배했다. 캔터키주는 2016년 대선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지역이다. 중서부 농업지대다. 중국의 농산물 수입 축소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휴전이 절실하다. 합의문 서명도 여론을 반등시킬 장소에서 하는 편이 이득이다.

시 주석은 경제성장률 저하 등 내부 불만에 시달린다. 중국경제성장률은 6%대가 위태롭다. 홍콩의 반정부시위는 수그러들지 않는다.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기업이 늘고 있다. 다만 정보 통제 등을 통해 국내 여론을 제어할 수 있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유리하다.

한편 미국과 중국이 회담 장소와 추가 요구를 맞바꿀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휴전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미국은 1600억달러 중국산 제품에 대한 12월15일 15% 관세 부과를 공식 철회한 적이 없다. 양국 협상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첫 관문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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