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지업계, 3분기 ESS 불안 재발…LG화학 ‘흑자전환’·삼성SDI ‘흑자유지’·SK이노

윤상호

- 정부 대책 발표 후, ESS 화재 5건 발생…LG화학-SK이노베이션 갈등 ‘심화’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국내 전지 3사가 2019년 3분기 실적발표를 마무리했다. 2차 전지는 우리나라 새 먹거리로 여겨지는 분야다. 그래서 그런지 바람 잘날 없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가 또 발생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한국과 미국에서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중국 유럽 해외업체 공세도 만만치 않다.


1일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분기 전지사업 성적 공개를 끝냈다. LG화학은 매출액과 손익 모두, 삼성SDI는 매출액만, SK이노베이션은 손익만 드러낸다. 삼성SDI는 사업별 손익, SK이노베이션은 사업별 매출 노출을 꺼리기 때문이다.

3분기 LG화학 전지부문은 매출액은 2조2102억원 영업이익은 712억원이다. 매출액은 전기대비와 전년동기대비 각각 10.0%와 29.7%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흑자전환, 전년동기대비 15.5% 떨어졌다.

삼성SDI 3분기 전지사업 매출액은 1조9517억원이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7.2%, 전년동기대비 3.9% 확대했다. 삼성SDI 전체 매출액 중 전지사업 비중은 76.0%다. 전체 영업이익은 1660억원이다. 전지사업 영업이익이 1200억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영업손실은 3분기 427억원이다. 전기대비 244억원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7년부터 배터리사업 손익을 내보였다. 줄곧 적자다. 지금까지 누적손실은 7463억원이다.

국내 업체 상황은 비슷하다. 소형전지와 ESS는 현재이고 전기차(EV)는 미래다. 소형전지와 ESS 실적이 흑자여부와 규모를 가른다. SK이노베이션은 이 분야가 미미하다. 적자를 지속하는 이유다. SK이노베이션은 ESS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문제는 ESS 생태계 자체가 흔들린다는 점. 2017년 8월부터 지난 10월까지 ESS 화재는 총 28건이 발생했다. 지난 6월 정부는 원인조사 결과와 대책을 발표했다. 배터리가 원인은 아니라고 했다. 이후 발생한 화재가 5건이다. LG화학 일부 배터리 불량 의혹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LG화학 난징공장에서 2017년 제조한 제품에 화재가 몰려서다. 주목을 덜 받았지만 삼성SDI도 불안하다. 추가 화재 5건 중 3건은 LG화학 2건은 삼성SDI 배터리를 활용했다.

세계 ESS시장은 올해 12기가와트시(GWh)에서 2025년 100GWh로 급증할 전망이다. 연이은 화재는 국내 ESS 생태계는 물론 국내 업체 신뢰성을 훼손했다. EV사업 확대 악영향도 우려된다. 삼성SDI는 선제 대응에 나섰다. 삼성SDI는 기존 포함 소화장비 등 안전을 강화키로 했다. 2000억원을 들인다. LG화학은 관망이다. 연말까지 자체 시험 결과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권영노 부사장은 “작년부터 반복한 화재 때문에 국내 ESS 산업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국내 모든 사이트에 자체 개발 소화 시스템 구축과 비용을 모두 부담하겠다. 실적 우려는 있지만 단순한 일회성 비용이 아니라 매년 40% 이상 성장하는 글로벌 ESS 시장을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LG화학 기업공개(IR) 윤현석 담당은 “ESS는 국내 매출은 거의 없다. 4분기도 그럴 것이다. 국내는 화재 원인 규명과 방지 대책에 따라 변수가 있다. 4분기 전지사업 수익성은 ESS 추가 충당금에 달렸다”라고 설명했다.

EV는 증설과 거래선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LG화학·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 전략이 갈린다. 전자는 동시다발적 증설 후자는 단계적 증설 중이다. 생산능력(CAPA, 캐파) 우선인지 안정성 우선인지 차이다. 일단 후자가 웃는 모습이다. LG화학은 폴란드 공장 수율이 낮아 고전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가 부담이다.

LG화학 경영기획담당 이명석 상무는 “폴란드 공장은 2020년 추가 생산능력(CAPA, 캐파) 확충이 예정돼 있어 전체 안정화 시점은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4분기도 목표에는 미달할 것 같다”라며 “올해 시행착오와 경험을 통해 역량을 확보했기 때문에 내년부터 안정적 대응 가능하다. 수익성은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 윤형조 배터리사업지원실장은 “헝가리와 중국 공장 증설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마무리 단계다. 두 공장은 국내 서산 공장과 공법, 설비 등이 굉장히 유사하다. 조기 안정화 가능하다. 상업생산은 내년 초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삼성SDI 전지부문 전략마케팅 손미카엘 전무는 “(수율 문제를 겪고 있는 경쟁사와 달리) 안정적 생산성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SDI는 신공정 신제품 생산을 국내 공장에서 검증한 후 해외로 수평 전개하는 프로세스다. 초기 어려움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장기 성장을 위해선 제품 경쟁력은 물론 생산기술과 운영 역량 중요하다고 본다. 업계 최고 경쟁력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겠다”라고 했다.

한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갈등은 악화일로다. LG화학 직원의 SK이노베이션 이직이 촉발했다.

현재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을 미국 국제위원회(ITC)와 델라웨어지방법원에 영업비밀과 특허침해로 각각 2건을 제소했다. 국내 수사기관에도 수사를 의뢰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ITC와 델라웨어지방법원에 LG화학을 특허침해로 각각 1건의 송사를 냈다. 국내 법원에 미국 소송 취하 등 2건을 제소했다.

2014년 양사 합의문도 논란이다. 현재 LG에 있는 권영수 부회장이 LG화학 대표시절 서명한 문서다.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이 합의를 깼다며 공개했다. 10년 동안 같은 특허로 소송을 걸지 않기로 했는데 어겼다는 것이 SK이노베이션의 입장이다. LG화학은 한국특허에만 해당하는 합의기 때문에 미국특허로 낸 소송은 상관없다는 태도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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