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의 ‘탈(脫)일본’ 작업이 원활하다. 수출규제 소재 3종 가운데 하나인 불화수소 국산화에 성공한 분위기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핵심 부품인 섀도마스크(FMM, 파인메탈마스크) 국산화도 현실화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APS홀딩스는 섀도마스크 적용 테스트 막바지 단계에 있다. 고객사들과 지속 협업한 결과다. 자회사 AP시스템이 자체 레이저 기술을 응용한 섀도마스크 장비를 공급했다.
섀도마스크는 OLED 핵심공정인 증착 단계에서 활용된다. 증착 공정은 이미지 최소 단위 ‘픽셀’의 구성 요소 RGB(레드·그린·블루) 서브픽셀을 기판에 새기는 작업이다. 섀도마스크는 3개의 서브픽셀이 섞이지 않고, 제 위치에 증착될 수 있도록 한다. 모양자와 같은 역할이다.
섀도마스크 두께, 형성된 구멍의 각도 등이 모두 화소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종이보다 얇은 20마이크로미터(㎛) 두께의 금속 박막으로, 미세한 구멍이 약 2000만개 뚫려있다.
기존 섀도마스크 시장에서는 일본 업체가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다. 다이니폰프린팅(DNP)는 초박막을 형성하는 ‘인바’ 제작 기술을 보유한 히타치메탈과 협력, 섀도마스크를 양산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 역시 DNP 제품을 사용해왔다.
APS홀딩스는 인바를 얇게 가공하는 기술(1차 가공), 미세 홀을 뚫는 기술(2차 가공) 모두 확보한 상태다.
이외에도 웨이브일렉트로닉스, 필옵틱스, 볼트크리에이션 등도 섀도마스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웨이브일렉트로닉스는 10년 동안 섀도마스크 기술을 연구했다. 고해상도(풀HD)에 적합한 섀도마스크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고해상도(UHD) 제품은 아직이다.
디스플레이 제조장비업체 필옵틱스는 광학 기술을 섀도마스크 분야에 적용했다. 자회사 필머티리얼즈와 섀도마스크 원판을 제작하는 기술 및 원판에 미세한 구멍을 형성하는 패터닝 기술을 갖췄다. 지난 16일 필옵틱스는 “레이저에 의한 미세 패턴 정밀 가공 장치에 관한 특허권을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섀도마스크 가공 설비에 적용할 계획이다.
LG이노텍, 풍월정밀 등도 섀도마스크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풍월정밀의 경우 마스크 표면을 나노 처리하는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외부 오염물질이 달라붙는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섀도마스크는 개발 난도가 높아 대처하기 어려운 품목이었지만, 국내 업체들이 발 빠르게 대응했다”면서 “테스트가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만큼 국산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