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SK실트론이 전력반도체 시장에 뛰어든다. 미국 듀폰의 실리콘 카바이드(SiC) 웨이퍼 사업부 인수가 신호탄이다.
10일 SK실트론은 이사회를 열고 듀폰의 SiC 웨이퍼 사업부를 4억5000만달러(약 54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양사는 관련 국내외 인허가 승인을 거쳐 연내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SK실트론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빠른 시장 및 기술 진입을 위한 것”이라며 “미국 현지 연구개발(R&D) 및 생산시설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듀폰의 SiC 웨이퍼 사업은 독자 생산설비 설계 및 운영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미국, 유럽 등지의 대형 전력반도체 제조사 대상 제품을 공급 중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품질과 양산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SiC 웨이퍼는 실리콘과 탄소를 높은 온도로 가열해 제조한 인공 화합물인 탄화규소로 제작한다. 기존 실리콘 웨이퍼보다 전력 변환 손실이 10분 1 수준이다. 경도는 9.3으로 다이아몬드(경도 10)와 비슷한 정도다. 고경도·내전압·내열 특성으로 에너지 효율이 중요한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전력반도체용 웨이퍼로 적합하다.
SK실트론 관계자는 “자사의 제조 기술 역량을 접목해 공정 최적화 및 생산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향후 적시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인수는 SK그룹의 전기차 분야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으로도 볼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SKC의 동박사업 등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