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3시46분, 판문점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 판문점 회담장 경계석에서 역사적인 악수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으로 경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으로 걸어 넘어가 1분여간 김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한 후 다시 남측 지역으로 김위원장과 함께 넘어왔다.
이어 3시51분, 김 위원장은 남측 자유의집 앞에서 이번 북미 판문점 회담에 동행한 문재인 대통령과도 반갑게 악수했다. 이어 북미 정상은 자유의집으로 이동, 별도의 회담장에서 단독 회담을 가졌다.
이번 3국 정상의 회동은 정상회담의 성격을 띠지않는 이벤트적 성격을 띠지만 지난 2월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 충격을 일거에 반전시키는 상징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가지는 의미가 적지않다.
특히 비핵화협상을 포함한 북-미 정상회담의 재개, 냉랭해졌던 남북간 대화의 재개, 사실상 3국 수뇌가 참여한 종전선언 등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무엇보다 하노이 '노딜' 이후 122일만에 북-미간 협상이 사실상 공식적으로 재개됐다는 점에서 잠시 멈췄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팀을 다시 꾸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짧은 만남 정도로 그칠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는 달리 북-미 정상이 53분간 자유의집에서 단독 회담을 가짐으로써 단순한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부여했다. 트럼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북미 회담이 더 중요하다면서 이번 판문점 회동을 준비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회동으로 평화 프로세스의 큰 고개 넘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박2일간 일본 오사카에서 진행된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29일 방한에 앞서 트윗을 통해 '판문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다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충분히 흥미로운 트윗이었지만 방한 일정이 너무 촉박한데다 북측과의 사전접촉도 없었고, 경호 등 여러 현실적인 문제때문에 성사가능성은 낮게 점쳐졌었다.
그러나 북측이 이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면서, 양국 실무라인들이 29일 오후부터 급박하게 움직였고 결국 30일 오후, 3국 정상의 역사적인 판문점 회동이 성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