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사진>가 지난해 11월29일 ‘리니지 리마스터’를 소개하는 간담회장에 나타났다. 그가 직접 발표도 했다. 눈에 띄는 점은 행사 내내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간담회장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모습이다. 기분이 대단히 좋아보였다는 게 현장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이날 김 대표는 “리니지 처음 시작할 때 모습이 떠오른다. 플레이어들에게 욕도 많이 먹었고, 집에도 못 가고 고생했다. 그래도 플레이어들이 게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다”며 소회를 풀어냈다. 리니지가 그의 복심을 꺼내게 만든 것이다.
또 김 대표는 “20년 간 만들어온 리니지에 가장 큰 변화를 주려고 한다. 워낙 큰 변화라 이런 변화를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몰라 가슴이 쿵쾅거린다”고도 말했다.
27일 엔씨의 간판 게임이자 지식재산(IP)인 리니지가 리마스터로 재탄생한다.
리니지 리마스터의 주요 특징으로는 ▲풀HD(1920x1080) 해상도로 그래픽을 개선한 ‘그래픽 리마스터’ ▲몬스터 사냥, 아이템 구매 등을 지원하는 ‘플레이 지원 시스템(Play Support System, PSS)’ ▲모바일로 플레이 상태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게임 스트리밍 플레이 서비스 ‘예티(Yeti)’ ▲서버vs서버가 격돌하는 ‘월드 공성전’ 등이 있다.
이용자가 한 눈에 볼 수 있는 변화는 그래픽이다. 기존 대비 해상도가 4배 증가한다. 초당 프레임은 2배 개선했다. 그래픽 품질을 끌어올린 것이지 리니지의 기존 감성을 해칠 만큼 새로운 변화를 주진 않는다. 회사는 리니지의 옛 사용자환경(UI)인 클래식 인터페이스를 메뉴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예티(Yeti)도 눈에 띄는 개선사항이다. PC로 리니지를 실행시킨 뒤 외부에서 스마트폰을 연결해 게임을 즐기는 기능이다. PC화면을 모바일로 보여준다. PC와 스마트폰을 이어주는 리모트 컨트롤 앱 기능을 리니지에 적용했다고 보면 된다. 향후 리니지 리마스터 외 다른 게임에에도 기능 적용을 검토한다.
‘편한 게임’을 추구하는 시대 흐름에 따라 자동사냥도 탑재된다. 회사가 리니지 내 자동사냥을 게임 방해 행위로 규정했던 것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물론 게임 내 PSS가 아닌 외부 프로그램을 이용한 자동사냥은 금지된다. 이용자는 PSS를 통해 자동귀환, 창고 정리 등 35가지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리니지 리마스터는 엔씨 게임 중 유례없는 두 차례의 대규모 사전 테스트를 거쳤다. 여기에 더해 각종 커뮤니티의 수천건의 의견을 취합하는 등 여느 때보다 이용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신규 이용자보다는 린저씨 등 기존 이용자들을 겨냥한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현재 PC리니지는 이렇다 할 대체재가 없는 게임이다. 여타 게임이 넘볼 수 없는 탄탄한 커뮤니티까지 갖춰 경쟁사들의 부러움을 자아낸다.
그러나 출시된 지 20년이 넘는 오랜 세월이 흐른 데다 2017년 6월 리니지M 출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회사와 증권사들의 전망과는 달리 크게 덩치가 쪼그라들었다. 리니지 리마스터가 새 역사를 여는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