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LCD 패널 시소게임…내년도 공급과잉 우려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1년 2개월만에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반등했으나 10세대 이상의 생산설비를 갖춘 중국 업체의 물량 공세, 전방산업의 보수적인 재고 확보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8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이르면 올해 4분기, 내년 초반까지 TV용 LCD 패널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잃을 것으로 내다봤다. LCD 패널 사업은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8% 성장했으나 이를 소화할 TV 세트 사업의 경우 3% 상승에 그쳤기 때문이라는 게 핵심이다. 남아도는 LCD 패널은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
물론 안정적으로 TV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재고 확보가 필수적이다. 물류에 투입되는 시간까지 따져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3~4주, 수요보다 공급이 6% 가량 많아야 적절한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이보다 공급이 적으면 LCD 패널 ASP가 올라가고, 낮으면 내려간다.
2개월 연속(7월, 8월) LCD 패널 ASP가 상승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 정부가 패널 업체에 지급하는 보조금이 줄어들면서 물량 공세가 주춤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LCD 패널 공급과잉은 막을 수 없다는 데 있다.
IHS마킷은 “3분기 LCD 패널 ASP가 반등하고 있으나 중국과의 경쟁 심화를 고려했을 때 장기적으로 LCD TV 사업 전망은 한국과 대만 업체의 사업을 흔들 수 있다”라며 “일부 업체는 화면크기를 키운 퀀텀닷(QD·양자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전환에 더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LCD 패널 가격이 상승하면 세트업체는 원가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일정 시기가 지나고 재고량이 충분해지면 가격을 낮추기 위한 압박에 들어간다. 서로의 수익성을 높여줄 방법은 차별화지만, 패널 업체가 초대형이나 프리미엄(QD, OLED) 제품의 비중을 높인다고 해서 시장이 한 번에 전환되기는 어렵다. 소비자가 해당 패널을 사용한 TV를 구매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IHS마킷은 “패널 업체의 공급망 확대는 3분기에서 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재고가 줄어들지 않고 남아있다면 내년 1분기 수요가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계절적 성수기인 연말 TV 판매와 시장 반응이 중요한 이유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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