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폴더블 스마트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빠른 출시’보다 ‘완성도’를 강조해왔던 삼성전자가 출시 경쟁에서도 타사에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자 폴더블폰 등장이 더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핵심소재인 CPI(투명 폴리이미드) 필름 공급 가격이 1제곱미터(㎡)당 최대 50만원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PI(폴리이미드)필름의 3~5배 정도 수준이다. 폴더블폰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폴더블폰 가격이 대략 160만원~200만원 정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한 업체 관계자는 “아직 세트업체에서 테스트를 받는 단계여서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코팅 전 CPI필름 가격은 유색 PI필름 가격보다 대략 3~4배에서 최대 5배까지 비쌀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유색 PI필름이 1㎡당 대략 10만원 정도라고 보면 된다. 제품 등급별로 8만원에서 10만원 좀 넘는다. 코팅 업체에 제품을 넘길 때 받는 가격 기준”이라고 말했다.
CPI필름은 베이스필름 위에 하드코팅을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CPI필름 업체가 대략 30만~50만원대에 달하는 가격으로 제품을 코팅업체에 넘기면 최종적으로 CPI필름 완제품을 넘겨받는 디스플레이 업체는 이보다 더 비싼 가격을 지급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CPI필름 마진은 대략 30% 전후이며, 이를 넘겨받은 코팅업체는 대략 10~15% 정도 마진을 남길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아무래도 코팅을 하게 되면 장비 갖춘 제조 공정에 들어가는 등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원가가 더 늘어나는 게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코팅하는 과정에서 10~15% 정도 가격이 더 불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예컨대 CPI필름을 생산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이하 코오롱인더)가 제품을 하드코팅 협력업체에 30만~50만원대에 넘기면 이 업체는 코팅 작업 후 10~15% 더 비싼 가격으로 완성품을 디스플레이 업체에 공급하게 되는 셈이다.
현재 세계에서 CPI필름 관련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이하 코오롱인더), SKC, 스미토모화학 정도다. 이 중 양산 체계를 구축한 업체는 현재 코오롱인더뿐이다. SKC는 내년 하반기에 관련 공장 건설이 완료되며, 스미토모화학은 현재 파일럿 설비만 구축돼 시제품 대응만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코오롱인더는 삼성과 퀄(Quality·품질인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출시 속도 면에서 화웨이 등 경쟁업체에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코오롱인더가 벤더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바로 양산할 수 있는 업체는 코오롱인더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물론 코오롱인더가 삼성 CPI필름 공급업체로 최종 선택될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다만, 경쟁업체가 아직 양산 라인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인 것도 사실이다.
코오롱인더는 일본 하드코팅 업체에 코팅 작업을 맡긴 것으로 파악된다. 코팅 기술에서 앞선 스미토모화학은 베이스 필름을 대만 업체로부터 아웃소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인더는 2년 전 CPI필름 투자 발표 당시 캐파(CAPA·생산능력)를 면적 기준 100만㎡, 연간 매출 기준 2000억원대로 제시한 바 있다.
코오롱인더는 현재도 삼성뿐 아니라 국내외 다수 디스플레이 업체에 샘플을 제공하며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오롱인더는 현재 업체마다 사양이 다르고 출시 일정도 바뀌는 등 변화가 있어 제품을 개선하고 보완하면서 테스트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폴더블 스마트폰이 출시돼도 예상보다 판매가 부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내년 판매량 전망치도 500만대였다가 최근 100만대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등 뒤죽박죽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 추정에 불과하다. 결국 소비자들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구입할 만큼 좋다고 느껴야 한다. 소비자 반응만 좋다면 삼성전자도 초기 소량만 출시했더라도 수개월 내에 생산량을 몇백만대 규모로 늘릴 수 있다. 그 다음 연쇄적으로 후발 주자들이 얼마나 빨리 출시하느냐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코오롱인더도 소비자 반응이 좋으면 2019년 CPI필름 생산라인을 2, 3호기까지 증설할 계획이다. 만일 2020년 3개 생산라인이 가동되면 캐파는 연간 매출 기준 6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