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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인더, CPI필름 양산시기 확정못해…“삼성전자 등 고객사 일정 불확실”

신현석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코오롱인더스트리(이하 코오롱인더)가 투명폴리이미드(CPI) 필름 양산 시점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의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 출시 시기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미 폴더블폰 출시 시기에 맞춰 양산할 수 있는 준비가 된 상태다. 다만, 생산 단가가 높은 CPI필름 특성 상, 고객사가 출시 계획을 잡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양산에 돌입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9’에서 공개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으나, 코오롱인더 측은 아직 삼성과 CPI필름 관련 수주 얘기가 오고가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교보증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코오롱인더 관계자는 “고객사에서 (폴더블폰 관련해 우리에게) 어떻게 준비하라고 나와 있는 것이 별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사가) 오더(order)를 주지 않는 상황에서 원료를 투입해 제품을 만들어놓아도, 향후 스펙이 안 맞을 시 다 폐기 처분해야 한다”며 “CPI필름이 단가가 높아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가는데, 지금 양산해서 쌓아놓을 이유가 없다. 그러니 당연히 고객사의 출시 시기에 맞춰 우리도 탄력적으로 양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출시 시기에 대해선 “고객사가 (폴더블폰을) 언제 출시할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한 2년 전부터 CES나 MWC에서 (폴더블폰이) 공개될 것이란 얘기가 돌았는데 올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라 내년 초로 얘기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인더는 산업자재, 필름, 전자재료, 화학 소재 등을 생산하는 회사로, 2009년 지배회사인 코오롱의 제조사업부문이 분할돼 신설됐으며 2010년 2월 코스피시장에 상장했다. 이 회사는 작년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2018년에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밝히자, 폴더블폰 수혜 기업으로 주목받아왔다.

회사는 지난 2006년부터 폴더블폰의 핵심소재인 CPI필름에 대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해왔으며, 대략 2010년부터는 파일럿 설비를 운영하며 테스트 단계를 밟아왔다. 경북 구미에 위치한 CPI필름 생산라인은 이미 완공된 상태이며, 현재 시운전 중이다. 회사는 작년 말 IR을 통해 2019년 2, 3호 CPI필름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2020년에는 3개의 생산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회사는 고객사에 CPI필름의 테스트용 샘플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테스트용 샘플을 핸드셋메이커(삼성전자, 화웨이 등)에 직접 제공하는 것은 아니고 디스플레이 업체에 제공한다”며 “디스플레이 업체가 우리의 직접적 고객사”라고 말했다.

회사가 빠르게 CPI필름에 투자한 것은 폴더블폰이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의 필름·전자재료 사업 부문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발표된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에서도 필름·전자재료 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36억원이다. 회사는 CPI필름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폴더블폰이 출시되고 폴더블 폰의 시장 점유율이 많이 확대되면 턴어라운드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작년부터 폴더블폰 출시 시기를 놓고 갈팡질팡하고 있어, 코오롱인더도 CPI필름 양산 시기에 대한 가닥을 아직 못 잡는 모양새다. 작년 말 코오롱인더는 IR을 통해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CPI필름 생산라인을 시운전한 뒤 2018년 2월부터 CPI필름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올해 2월 IR에서는 CPI필름 라인 시운전을 올해 6월까지 시행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결과적으로 계획이 늦춰진 셈이다.

한편, SK 계열 화학소재 기업 SKC도 CPI필름을 개발하고 있다. SKC는 작년 말, 진천공장에 CPI필름 생산을 위한 신규설비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1일 IR에서는 SKC와 CPI필름 기술력 차이가 얼마나 되는지 묻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코오롱인더 관계자는 “SKC 같은 경우, 작년 말 (CPI필름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고, (공장) 건설 완료 기간이 제가 알기로 2019년 9월로 아직도 1년이나 넘게 남았다”며 “우리는 2010년도부터 파일럿 설비도 운영하고 있었고 현재 양산 설비를 가지고 시운전을 하고 있다. 우리가 CPI필름 관련 투자를 발표할 때 (SKC 대비) 최소 2~3년 이상은 (기술력이) 앞서 있다고 발표했었다”고 말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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