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적으로 취소한 이후 첫 거래일인 25일, 국내 주식시장 관련주들은 급격한 조정을 받았다.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하락 국면이 단기 조정에 그칠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북미 간 이견 조율 과정이 길어진다면 ‘남북 경제협력(경협)’ 테마주가 단기 이슈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24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쓴 공개서한을 통해 “최근 북한의 발언에 나타난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으로 인해 애석하게도 지금 회담을 진행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 그러므로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12일로 예정됐던 북미정상회담이 취소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남북 평화무드로 인해 수혜를 받던 종목들도 대부분 큰 폭으로 하락했다.
25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특히 철도·철강·건설 분야 남북 경협주 하락세가 눈에 띄었다. 현대로템(-19.19%), 부산산업(-22.73%), 하이스틸(-22.26%), 대호에이엘(-23.29%), 에코마이스터(-25.36%), 동양철관(-22.34%), 대아티아이(-19.21%), 대동스틸(-20.00%), 서암기계공업(-20.70%), 푸른기술(-21.70%), 현대건설(-9.78%), 특수건설(-24.40%), 고려시멘트(-20.03%), 쌍용양회(-8.90%) 등이다.
증권업계에선 이번 북미정상회담 취소가 관련주에 장기적인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지금이 저가 매수할 타이밍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도 서한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정상회담과 관련해 당신이 마음을 바꾼다면, 망설이지 말고 전화를 하거나 편지를 써 달라”며 정상회담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을 열어놨다.
다만, 아직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남북 경협주가 주목받기 시작했던 올해 초, 시장에서는 남북경협 테마 자체가 각 종목의 근본적인 동력이 되지 못하고 단기적인 이슈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 바 있다. 현재로선 남북 평화무드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고 볼 수 있으나, 이번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시발점으로 북미 간 이견 조율 과정이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율 과정이 길어질수록 남북 경협주들이 힘을 받지 못하고 테마 자체가 흐지부지될 수 있다.
한편, 북미 간 긴장 국면이 나타나면서 빅텍(+3.55%), LIG넥스원(+2.02%), 한국항공우주(+1.48%) 등 방위산업(방산) 관련주는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빅텍은 25일 장 초반 전일 대비 20% 이상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