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남북정상회담 이후 지난 30일 주식시장에서는 철도·철강·건설 관련주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 외 정상회담 테마주로 개성공단 관련주, 비무장지대(DMZ) 지뢰제거주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향후 어떤 테마가 크게 부상할지 눈치싸움이 한창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07년 10·4선언에서 거론된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을 계승하고자 한다. 지난 27일 정상회담에서도 동해선 및 경의선 등 남북철도를 연결하는 사업이 거론됐다. 이에 가장 먼저 철도·철강·건설 관련주가 큰 관심을 받는 모습이다.
30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현대로템(29.93%), 부산산업(30.00%), 하이스틸(29.87%), 대호에이엘(29.85%), 동양철관(29.80%), 대아티아이(30.00%), 대동스틸(30.00%), 서암기계공업(29.99%), 푸른기술(29.81%) 등 철도·철강·건설 등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정상회담이 열린 27일엔 철도·철강·건설 등 인프라 관련주를 비롯해, 개성공단 입주 관련주 등 종목이 폭넓게 주목받았으나, 다음 거래일인 30일에는 수혜주가 좀 더 윤곽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우선 철도·철강·건설 관련주가 큰 상승폭을 보이면서 ‘정상회담 테마’ 중 선두에 나선 가운데, 개성공단 관련주도 인기를 끌고 있다. 30일 개성공단 관련주인 좋은사람들(6.27%), 제룡전기(14.02%), 제이에스티나(8.81%), 인디에프(7.90%), 신원(11.02%) 등 종목은 지난 27일 때보다 확연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30일 오전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을 통해 “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과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진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며, 개성공단 관련주 기대감에 빨간불이 작용할 가능성이 대두되기도 했다.
다만, 정부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논의하는 남북고위급회담을 빠른 시일 내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성공단 이슈는 앞으로도 정상회담 주요 테마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해빙무드 조성으로 DMZ 비무장화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DMZ에 매설된 지뢰를 제거할 수 있는 로봇이나 방화복 사업을 영위하는 퍼스텍, 유진로봇, 웰크론 등 기업도 주목을 받고 있으나 30일 주가는 기업별로 차이가 있었다. 웰크론은 전일 대비 9.90% 올랐으나, 퍼스텍은 전일과 같았고, 유진로봇은 전일 대비 3.52% 하락했다.
지뢰제거 테마로 가장 먼저 웰크론이 치고 나가는 모습이다. 퍼스텍과 유진로봇은 각각 보유 중인 폭발물 처리 로봇이 지뢰제거에 활용될 수 있다는 다소 애매한 기대감에 의존한 반면, 웰크론은 실제 지뢰제거용 방호복을 생산품으로 제시하고 있는 점이 상반된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퍼스텍은 지난 2009년 감시정찰임무, 폭발물 처리임무, 화생방 탐지임무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로봇 ‘SCOBOT’을 출시한 바 있다. 유진로봇도 이라크 자이툰 부대에 투입돼 6개월간 폭발물 제거, 위험지역 수색, 정찰 등 임무를 수행했던 위험물 탐지·제거 로봇 ‘롭해즈’를 보유하고 있다. 퍼스텍과 유진로봇이 보유한 로봇 모두, 지뢰제거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웰크론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지뢰제거용 EOD 방호복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 방호복이 ‘DMZ 불모지 작업인원에게 직접적인 지뢰 폭발 시 파편 및 폭풍으로부터 보호를 위해 착용하는 안전 장구’라고 소개하고 있다.
현재 지뢰제거용 EOD 방호복 매출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발생하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웰크론의 제품별 매출 비중은 극세사제품(침구용품, 크리너 등 용도) 23.36%, 나노섬유제품(방탄복, 방검복, 필터여재 등 용도) 1.85%, 플랜트(열공정설비, 유음료설비, 폐수처리설비 등 용도) 16.91%, 플랜트(플랜트 엔지니어링, 시공, 사후관리 등 용도) 27.05% 등이다.
건설장비 제조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도 지뢰제거 이슈와 엮이는 분위기다. 30일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전일 대비 9.51% 올랐다. 이는 1분기 호실적 뿐 아니라, DMZ 지뢰제거와 회사의 굴삭기 등 사업이 연관성이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함께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한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재계를 대표해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 참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