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40년만에 고교 졸업장… 김인현 투이컨설팅 대표에게 특별했던 2017년

박기록
최근 개봉된 영화 '1987'이 주목을 받고 있다. 21세기 디지털 시대로 진입한 시점에서 되돌아 본 30년전의 대한민국. 하지만 요즘 '민주화'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진것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갈증이 아직도 해소되지 못한 탓이다.

김인현 투이컨설팅 대표(사진)에게 2017년은 개인적으로 뜻깊은 해다. 올해 서울 동성고로부터 명예졸업장을 받은 것이다. 42년전인 1975년, 고교생이었던 그는 유신반대 데모에 적극적이었다는 이유로 제적을 당했다.

김 대표는 "당시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경기고, 서울고, 광주일고 등 몇몇 학교에서도 제적된 학생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지금의 기준으로 생각하면, 분명 야만의 시대라 아니할 수 없다. 민주화를 외친 고교생에게 제적 처분이라니.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공부만 열심히 한 모범생이었을 것 같은 김 대표에게 학생 시절 이런 모습이 있었다니 아무튼 의외다. 어쩔 수 없이 검정고시를 치르고, 대학 시험을 거쳐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올해 동성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명사 초청 특강을 해준적이 있는데, 학교측에서 명예 졸업장을 주고싶다고 해서 받게됐다"고 말했다.

40년만에 받은 고교 졸업장은 그에게 어떤 의미일까.

냉철한 답을 내려야하는 컨설턴트 답게 평소 화려한 수사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김 대표는 "개인적으로 매우 기쁘죠, 그냥..." 하며 밝게 웃었다.

비록 속깊은 내용까지 말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김 대표에겐 40여년전 자신의 행동에 대한 떳떳한 명예회복일 것이다.

이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IT컨설팅 회사의 CEO가 된 그에게 관공서, 기업 등 여기 저기서 특강 요청은 수도없이 쏟아지지만 동성고 특강은 영화 '시네마 천국'의 마지막 장면처럼, 그의 푸릇푸릇했던 시절이 오버랩되지 않았을까.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서울 동성고는 역사가 1907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래 전통을 가진 명문 사립학교로, 1950년 동성중과 동성고로 분리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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