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AI 때문에 설계”…GPU 기반 파워9 서버 출시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해 초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와의 바둑대결 이후 인공지능(AI), 딥러닝과 같은 용어가 범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며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IBM은 이번 파워9 기반 시스템 출시를 통해 AI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6일 여의도 한국IBM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성환 서버솔루션즈사업부 총괄 상무<사진>는 이같이 말했다. 이날 한국IBM은 14나노미터(nm) 공정의 파워9 프로세서 기반 시스템(서버)인 ‘AX922’를 공식 출시했다.
레드햇과 우분투 등 리눅스 운영체제(OS)를 지원하는 이번 시스템은 파워9 프로세서가 적용된 첫 번째 제품이다. 이미 파워9 프로세서는 미 에너지부 산하의 오크릿지국립연구소의 슈퍼컴퓨터(코랄)에 적용됐으며 5일(현지시간) 공식 출시된 AC922(코드명 뉴웰)은 AI 워크로드 등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IBM은 내년 상반기부터 자사의 유닉스 OS인 AIX를 포함한 전 라인업을 파워9 기반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번에 출시된 AC922는 16코어와 20코어의 파워9 CPU가 탑재되는 공랭식 제품과 18, 22코어가 탑재된 공랭식 제품 2종류로 출시됐다. 최대 40코어까지 탑재된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볼타 V100이 2개 혹은 4개, 4개 혹은 6개를 선택할 수 있다. 양사가 공동 개발한 엔비링크(NVlink) 2.0도 탑재됐다.
최 상무는 “지난해 하반기 파워8에 GPU를 장착한 서버(코드명 민스키)를 출시한 이후, 서버 사업부에서도 GPU 서버를 좀 더 집중적으로 영업하기 위해 올 5월 별도의 팀(코드너티브 세일즈)을 발족했다”며 “이후 포스텍, 경북대 등 국내 대학과 통신, 헬스케어,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통신사의 경우 자율주행개발이나 통신설비 장애탐지, 헬스케어는 영상판독기술개발, 금융은 알고리즘 개발, 실시간 원가 개선 등의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파워9은 이전 파워8이 출시된 이후 약 4년만에 출시된 신제품이다. AI 워크로드에 특화돼 체이너나 카페 같은 딥러닝 프레임워크의 학습 시간을 기존 인텔 x86 서버 대비 약 4배 정도 빠른 것이 특징이다.
최 상무는 “이전에는 집적도를 높이면서 CPU 클록스피드를 높이는데 주안점을 뒀다면 최근에는 클록스피드를 높이는 것보다 프로세서와 주변장치와의 인터페이스를 얼만큼 효율적으로 만드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번 파워9 기반 AC922에는 PCIe 4.0과 엔비링크 2.0, 오픈CAPI가 최초로 내장돼, 인텔 x86 시스템이 적용된 PICe 3.0 대비 9.5배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엔비링크는 양방향 고속 연결버스로, IBM 파워칩(CPU)와 엔비디아 GPU를 직접 연결시켜 데이터 이동 속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엔비링크는 실리콘 단계에서 내장되고 전체 시스템 설계에 통합돼 인텔 x86 기반 시스템보다 5배나 더 빠른 데이터 이동 속도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엔비링크 1.0보다 2배 빨라진 2.0에는 전송속도가 초당 15.75GB인 PCIe 3세대보다 9.5배 높은 PCIe 4세대(150GB/s)가 탑재됐다. 현재 인텔 x86 시스템에는 PCIe 3세대가 적용돼 있다.
또, 인텔 x86 프로세서(스카이레이크) 대비 4배 높은 성능과 33% 더 많은 메모리, 50% 큰 메모리 대역폭과 2배 이상의 캐시 크기 등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파워시스템에서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딥러닝 프레임워크를 최적화시킨 ‘파워AI’라는 툴킷도 함께 제공한다.
이미 IBM이 주도하는 오픈파워 파운데이션의 멤버인 구글은 파워9을 내부 워크로드에 적용했다. 바트 사노 구글 플랫폼 부문 부사장은 최근 보도자료에서 “구글은 IBM이 최신 파워 기술 개발에서 이룬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며, “파워9 프로세서와 오픈CAPI 버스, 대용량 메모리는 구글 데이터센터에 혁신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IBM은 파워9을 통해 국내에서는 GPU 성능이 필요한 AI 시장과 함께 기존 AIX를 사용하던 유닉스 기반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최 상무는 “리눅스로의 전환을 하는 고객도 있지만, 여전히 기간계 등 핵심 업무는 유닉스 서버에서 돌고 있다”며 “파워시스템의 안정성과 총소유비용(TCO) 이점을 기반으로 엔터프라이즈 핵심 인프라로 계속해서 가치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 파워시스템을 기반으로 3000가지 이상의 리눅스 애플리케이션이 이미 돌고 있는 만큼, 오픈소스 솔루션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파워리눅스를 확장할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또 다른 축인 AI와 코그너티브 워크로드를 위해 주도권을 갖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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