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조이 2017] ‘미르 분쟁’ 새 국면 접어들까…위메이드 승부수에 주목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중국에서 크게 성공한 미르의전설(미르) 게임 저작권자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대표 장현국)와 중국 샨다게임즈(샨다) 간 해묵은 분쟁이 새 국면을 맞을까. 샨다의 ‘미르2:열혈전기’ PC클라이언트 게임 퍼블리싱 계약이 오는 9월로 종료된다.
그런데 얼마 전 미르 저작권공유자인 액토즈소프트가 샨다와 열혈전기 8년 재계약을 발표하는 일이 불거졌다. 액토즈소프트는 지난 2004년 샨다에 인수돼 자회사로 편입된 바 있다. 현재 샨다와 액토즈소프트는 한몸처럼 움직이는 중이다.
위메이드는 IP 재계약 사전 협의가 없었고 일방적으로 샨다에 유리하게 맺은 계약인데다 미르 지식재산(IP)을 불법 활용한 샨다와의 재계약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한국 법원에 계약갱신 등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황이다.
위메이드는 샨다게임즈가 미르2 모사 게임이 나올수 있도록 저작권자 동의없이 불법적인 계약을 남발했다고 보고 있다. 추가 라이언스 획득 없이 모사 게임을 자체 개발·서비스도 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를 통해 상당 매출이 발생했고 위메이드가 추정하는 로열티 미지급금만 3억달러(약 3300억원)다. 액토즈소프트가 얼마 전 샨다와 진행한 IP 재계약은 그동안 로열티 미지급금을 해결하지 않고 8년동안 1년에 약 100만달러 정도를 받는데 그치는 계약 조건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사진>는 지난 28일 차이나조이 2017 현장에서 실타래처럼 꼬인 미르 저작권 분쟁과 관련해 기자들을 만나 입장을 밝혔다.
이날 장 대표는 샨다와 소송은 소송대로 진행하면서 IP 분쟁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연합군’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IP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승부수가 될지 주목된다.
◆투자자 기준은 ‘영향력’=장 대표는 “법으로 싸우면 이긴다는 확신이 있다”며 “그러나 시간이 오래 걸린다. 샨다를 견제한다고 중국 시장에서 미르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영향력있는 연합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JV 설립과 관련해 “매우 많은 업체와 논의 중”이라며 “투자자를 고르는 기준은 영향력”이라고 전했다. 샨다의 불법 행위에 대해 같이 항의하거나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대형 게임사는 물론 게임사업에 관심이 있는 펀드, 지방정부들과 논의하고 있다는 게 장 대표 설명이다.
첫 투자자는 중국 샹라오시다. 지난 7월 중순 계약했고 최근 관련 소식을 대외에 공개했다. 장 대표는 “2개월 정도 조인트벤처 협의를 진행했고 확정이 되는대로 소식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패러다임 바꾼다…‘사설서버 양성화’로 IP 가치 보호=장 대표는 “미르2 불법 사설서버를 양성화하겠다”는 또 다른 복안도 꺼내놨다.
통상 게임 사설서버는 막아야 할 대상이나 중국 내 미르2의 경우 사설서버를 막아내기엔 너무 만연해 있다는 현황을 전했다. 때문에 사설서버 운영자가 정상적으로 미르 라이선스를 얻으려는 의지가 있다면 협의를 통해 권라를 주고 양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공안들과 얘기를 해도 사설서버 업자가 2만명일지 3만명일지 모르는데 어떻게 다 잡느냐고 말은 한다”며 “양성화 통로를 만들어서 양성화시킬 곳은 하고 양상화가 안되면 타격을 하는 것이 효과적으로 지재권을 보호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위메이드에 따르면 중국 게임시장에서 게임 사설서버는 미르의전설만 남아 있는 상태다. 샨다의 미르 IP 불법적 활용이 이 같은 상황을 초래하는데 한몫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가장 큰 사설서버를 단속했더니 산다 측이 불법 계약을 한 업체였다. 해당 업체가 샨다에 지급한 라이선스 비용만 1000억원에 달했다는 게 장 대표의 전언이다.
위메이드가 전수조사한 결과 중국 현지에서 미르를 불법 모사한 웹게임은 300개, 모바일게임은 1500개(중복)에 달한다.
◆샨다의 ‘갖은 방해’, 이제는 선제 대응=위메이드 주도의 조인트벤처 설립과 사설서버 양성화 전략은 중국 내에서 샨다에게 끌려가지 않고 불법 행위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밑바닥에 깔려있다.
장 대표는 그동안 샨다가 중국 공안을 활용해 수시로 사업을 방해했다는 입장이다. 장 대표는 “공안에 신고해서 파트너사 수사를 하고, 직원들이나 저까지 수사하겠다는 일도 있었다. 다각도의 방해행위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서 “그러나 샨다가 효과적으로 방해한 적은 없다”며 “법을 어긴게 없으니 수사를 해도 문제가 된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위메이드는 액토즈소프트에 미르 IP 관련 계약 체결 전 공문을 통해 사실을 전하면 모회사 샨다에도 전달돼 중국 현지에서 공안을 부르는 등 계약 체결을 방해하는 일이 빈번했고 샨다의 실력 행사에 협의 주체들과의 계약이 최종 단계에서 실제로 결렬되는 일이 많았다고 장 대표는 전했다.
때문에 위메이드는 중국 업체 킹넷과의 최근 계약을 체결 이틀 전에 알렸다. 사실상 액토즈소프트에게 미리 얘기를 하지 않은 셈인데, 관련한 가처분신청에선 한국 법원이 킹넷 계약이 유효하다고 보는 한편 저작권 공유자에 미리 계약 전달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중국에서 진행된 가처분신청에서도 ‘사전협의’가 강조됐다. 장 대표는 “이후부턴 법에서 정한 사전동의구하는 협의과정을 거친다”며 “킹넷 계약이 파기될 위험은 없다”고 분명히 했다.
바꿔말하면 액토즈소프트가 샨다와 미르2 재계약을 진행하면서 위메이드와 사전 협의가 없었던 점도 무효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장현국 대표 “액토즈소프트 미르 저작권, 2500억원에 살 마음 있다”=장 대표는 “액토즈가 2500억원에 저작권을 넘기겠다고 하면 살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IP의 가치를 그 정도로 본 것이다.
장현국 대표는 "이렇게 분쟁이 많은 상황에서도 중국 회사들은 미르 IP가 1조원이라고 인정하고 있다"며 엄청난 IP를 갖고 있으면서도 액토즈와 위메이드 모두 샨다에 당하고만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최근 액토즈소프트가 샨다에 미르 저작권을 매각한다는 풍문이 돌았던 것과 관련해 질문을 받자 “매각을 한다면 우리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데, 아직 물어온 적은 없다. 헐값에 매각하게 되면 액토즈 경영진들은 피할 수 없는 배임 행위가 될 것”이라며 “적어도 2500억원(액토즈소프트 IP 지분 감안)은 주고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르 저작권 수익 배분 시 위메이드가 주도한 계약은 8(위메이드) 대 2(액토즈)로 나눈다. 반대로 액토즈가 주도한 계약에선 수익배분율이 7(위메이드) 대 3(액토즈)다. 수익배분 시 중간값인 7.5 대 2.5를 적용해 액토즈소프트가 가진 미르 IP 가치가 2500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상하이(중국)=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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