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는 늘어나는데…‘될 성싶은 스타트업’ 보는 방법은?
- 정부 벤처 지원 확대에 소득공제 혜택으로 개인 투자 관심↑
- 장민영 알토란벤처스 대표 “투자 전 조단위 시장 형성·팀역량·협업 가능성 등 봐야”
- 투자 활성화 위한 네거티브 시스템 도입과 시장 주도형 정책 의견 제시해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지난 4월 19일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중소기업청이 3년간 신생 벤처(스타트업) 등 창업기업에 정책금융자금 80조원(10조원 증액)을 투입한다고 밝히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벤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30일 서울시 삼성동 사무실에서 만난 장민영 알토란벤처스 대표<사진>는 “정부에서 제공하는 투자자 혜택이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녹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최근 현황을 전했다.
개인들은 창업 3년 이내 혁신형 벤처기업에 투자 시 소득공제로도 먼저 혜택을 볼 수 있다. 38.5%, 41.8% 세율을 적용받고 있는 고소득 개인 투자자들이 더욱 유리하다. 과세 구간을 낮춰 절세가 가능하다. 소득공제 혜택은 1500만원까지 100%, 3000만원까지 50%, 5000만원까지 30% 등이다.
이처럼 소득공제로 적지 않은 혜택을 볼 수도 있지만 벤처 기업 투자는 위험이 따른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3년 이내 절반 이상 기업이 망한다고 하는 것이 국내 벤처 생태계다. 벤처캐피탈에선 10개 기업 투자 시 2곳 정도가 폐업 등으로 원금 회수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될 성싶은 기업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장 대표는 “상장 주식 투자는 매도매수 호가에 기업 내재가치, 금융위기, 산업 자체의 여러 문제 등을 고민해야 한다. 수요와 공급의 힘겨루기에서 개인이 기관에 질 수밖에 없다”며 “이에 비해 벤처 투자는 변수가 훨씬 줄어든다”고 긍정적은 측면을 부각시켰다. 그는 “벤처 사업모델이 돈을 벌 수 있는 모델인지 아닌지 판단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유망 벤처 기업을 보는 기준으로 해당 사업과 관련해 조단위 시장 규모가 형성돼 있는지, 시장이 원하는 서비스나 제품인지, 경영자와 팀이 어려움을 헤쳐 나갈 역량이 있는지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장 대표는 “협업도 중요하다”며 “벤처 사업 아이템이 타 분야와 연계가 될 수 있는 모델인지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경영자의 학벌보다는 그 분야에서 얼마나 일했는지, 잘해나갈 수 있는지 그 사람의 비전을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알토란벤처스는 벤처 발굴과 육성, 투자를 연결하는 벤처투자기업이다. 개인투자조합 결성과 조합원 관련 교육사업도 진행 중이다. 엑셀러레이터, 세무 등의 관계기업과 협력해 투자지원 연결망을 만들었는데 국내에선 처음 있는 시도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장 대표는 “네거티브 시스템이 도입됐으면 한다”며 “개인투자조합의 조합원을 양성하고 관리 지원하는 사업을 하는데 그런 라이선스가 있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서 그는 “법적인 것만 벗어나면 모든 게 불법이 되는데 오죽하면 사업하려면 독립군처럼 제도와 싸우면서 갈 각오가 돼야 한다고 그러겠나”라며 “중국이 고도 성장하는 밑바탕은 하지 말라는 것 빼고 다 시도해볼 수 있는 네거티브 정책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시장 주도형 벤처 투자 활성화에도 목소리를 냈다. 장 대표는 “개인들이 투자할 데가 없다고 하는데 이것이 벤처로 들어올 수 있게 정부는 여건을 만들어 주면 시장에 자생력이 생긴다. 상장 주식 투자보다 낫더라는 지식과 경험이 생기면 벤처 투자가 활성화되는 것”이라며 “벤처캐피탈이 정부 모태펀드 자금을 받아 운영하지만 정부 관여가 많아 대행 역할에 그치면서 크게 역량이 늘어나지도 않는다”고 비판했다.
알토란벤처스는 올 하반기 스타트업 평가 플랫폼을 선보인다. 집단지성을 이용한 기업 평가 시스템이다. 엔젤 평가위원으로 100명을 확보하고 연말까지 1만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한 기업에 대한 평가가 100~500개씩 의견이 올라오면 기업의 문제점까지 나올 것으로 본 것이다.
장 대표는 “평가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로 높은 점수를 받는 기업은 조합을 결성해 투자한다”며 “검증과 투자,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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