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비욘드 알파고’ 바둑은 시작일 뿐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가 커제 9단에 완승을 거뒀다. 3전 3승에 중국 바둑기사 5명과의 단체전에서도 압승했다. 대국을 복기해보면 알파고의 압도적인 기력을 재차 확인하게 된 경기였을 뿐이다. 알파고는 경기 흐름을 한 번도 인간에게 넘겨주지 않았다.
알파고는 이세돌 9단과의 대국 때부터 기존 상식과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착수를 보였다. 실착도 있었으나 복기해보면 대부분 필승의 수였다.
커제 9단이 상대한 알파고 2.0버전은 알고리즘이 개선돼 실수조차 없었다. 크게 이기려는 욕심도 없었고 커제의 계속되는 흔들기에도 전혀 동요가 없었다. 그저 승률을 가장 높일 수 있는 지점을 모니터 화면에 표시했을 뿐이다.
알파고 2.0은 스스로를 상대하면서 무서운 속도로 기력을 쌓았다. 인간 입장에선 종잡을 수 없는 알파고류(流) 기풍이 더욱 확고해졌음은 물론이다.
이세돌 9단과의 대결 때 이미 알파고를 가리켜 바둑 10단, 11단 이상이라는 얘기가 나왔으니 지금은 20단이 넘어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인간이 측정할 수 없는 기력을 갖춘 것만은 분명하다. 알파고가 커제 9단을 한집 반 차이로 이긴 것은 단지 이기는 것에만 가치를 뒀기 때문이다.
구글 딥마인드는 바둑 교육도구를 만드는 중이라고 밝혔다. 우선 커제 9단과 협력한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대단히 크다. 알파고 바둑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는 첫 걸음이자 수천 년 동안 인간이 발전시켜온 바둑 세계에 AI가 깊숙이 관여하는 일대 사건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딥마인드는 알파고가 범용 AI라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학계나 산업계에서도 알파고를 학습시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름만 달리한 다양한 알파고가 나올 전망이다. 구글 딥마인드의 움직임을 보면 그러한 현실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딥마인드는 질병 진단, 신소재, 에너지 분야를 언급했다. ‘비욘드 알파고’의 시대가 열렸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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