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차세대 TPU에 완패한 커제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23일 바둑 대결에서 중국 바둑기사 커제 9단에 완승한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 뒤에는 ‘TPU(텐서프로세서유닛)’가 있었다.
TPU는 구글이 머신러닝(기계학습) 알고리즘에 특화시킨 맞춤형 ASIC(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 칩이다. 자사의 머신러닝 프레임워크인 ‘텐서플로우’에 최적화시켰다.
구글은 1년 전인 지난해 5월 1세대 TPU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구글은 자체 개발한 TPU가 일반적인 GPU/CPU(엔비디아·인텔) 조합 대비 15~30배 높은 워크로드 성능을 기록했다는 벤치마크 결과를 제시했다. 전력 소비 역시 30~80배 적었다. 이는 ‘세기의 바둑대결’으로 불린 이세돌 9단과의 서울 경기에서도 활용됐다.
이번 커제와의 대결에 쓰인 TPU는 이에 비해 훨씬 강력해진 ‘2세대 TPU’로 추정된다. 앞서 구글은 최근 개최한 개발자 행사 ‘구글 I/O 2017’에서 2세대 TPU를 발표한 바 있다.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에 적용된 차세대 TPU는 학습과 추론을 비롯한 머신러닝 워크로드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구글 측은 “지난 몇 년 간 머신러닝은 구글 번역의 품질을 크게 향상시키고 구글 검색결과의 순위를 선정하며 구글 포토로 원하는 사진을 훨씬 간편하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며 “또한 머신러닝 덕분에 딥마인드 알파고 프로그램은 세계 최고의 바둑 기사 중 한 명인 이세돌을 이기고, 사람이 그린 것 같이 스케치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본 머신러닝 모델을 학습시키고 학습된 모델을 실행(추론)하는 대규모 컴퓨팅 작업이 필수다.
구글은 이번 차세대 TPU 개발을 통해 대규모 머신러닝 컴퓨팅 작업을 지원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특히 초기의 TPU는 머신러닝 모델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실행해 바둑에선 다음 수를 결정할 수 있도록 개발됐지만 별도의 학습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최적의 CPU와 GPU에서 며칠 또는 몇 주에 걸쳐 컴퓨팅 작업 처리도 해야 했다.
차세대 TPU는 머신러닝 모델의 학습과 실행이 모두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차세대 TPU에선 머신러닝 학습에 대한 병목현상을 해소하고, 전반적인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2세대 TPU는 최대 180테라플롭에 달하는 부동 소수점 연산 성능을 제공한다.
참고로 지난해 11월 발표된 전세계 슈퍼컴퓨터 순위에서 가장 낮은 순위(500위)를 기록한 슈퍼컴퓨터가 349.3테라플롭이다.
구글 측은 “TPU는 따로 사용하는 경우에도 뛰어난 성능을 보이지만 함께 사용하는 경우 더 좋은 성능을 보이도록 설계됐다”며 “각 TPU에는 맞춤 고속 네트워크가 포함돼 있어 ‘TPU 팟(TPU pod)’라고 하는 머신러닝 슈퍼컴퓨터를 구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TPU 팟은 차세대 TPU 64개를 갖추고 있으며, 최대 11.5페타플롭의 연산 성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대규모 머신러닝 모델 하나를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시간이 단축된다는 설명이다. 11.5페타플롭은 전세계 슈퍼컴퓨터 7위를 기록하고 있는 일본 ‘K컴퓨터(10.51페타플롭)’보다 높은 수치다.
커제와의 경기를 통해 구글은 2세대 TPU의 성능을 검증한 것으로 보인다. 엄청난 컴퓨팅 파워를 가진 TPU를 통해 더 이상 알파고를 이길 수 있는 인간 바둑기사는 없음을 증명했다. 결국 커제는 구글의 차세대 TPU에 완패한 셈이다.
+업데이트
경기 종료 이후, 구글 딥마인드는 이번 커제와의 바둑대결에 2세대 TPU 1대를 투입했다고 공식 밝혔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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