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동통신 시장진입이 쉬워진다고?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신규 이동통신사의 시장진입 규제가 완화될 수 있을까?
정부가 기간통신사업자 허가기준 완화를 추진한다. 사물인터넷(IoT) 등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신규 서비스의 신속한 시장진입 및 활성화를 위해 현재의 허가제를 등록제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할 예정이다.
시장의 관심은 기간통신사업자 중 전국망을 운영하는 신규이동통신사에게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될지 여부다. 일단 미래창조과학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이다. 전문가들과 논의해야 하고 법(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시점을 특정하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간통신사 허가기준 완화 왜?=미래부는 최근 2017년 업무보고에서 기간통신사 허가기준 완화에 대해 간략히 언급했다. 이 정책이 제4이통 허가기준을 완화할 수 있다는 식으로 해석되면서 미래부의 숨은 의도가 주목받았다.
기간통신사 허가기준 완화의 가장 큰 이유는 한마디로 세계적 추세로 정리할 수 있다. 많은 나라에서 주파수 경매제도를 도입하면서 신규사업자 진입에 대한 장벽을 낮추는 추세다.
특히, 최근 IoT 등 톡톡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중소사업자들이 시장진입할 때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미래부 고위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허가신청서를 일일이 다 쓰려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작은 아이디어를 가진 조그만 통신사업을 하는 사업자들은 확실히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4이통 진입장벽이 낮아진다?=그러면 전국에 망투자를 해야 하는 규모가 큰 이동통신사의 경우는 어떨까.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뀐다고 시장에 진입 걸림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신규 이통사의 경우 주파수 경매에 참여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사전검증 절차가 있다. 물론, 허가절차보다는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자격여부에 대한 검증은 앞으로도 유효하다.
특히, 그동안 예비 제4이통사들이 가장 고전했던 자금력에 대한 문제는 더욱 엄격해질 수 있다.
심사절차가 간소화되고 바로 경매로 간다는 것은 자금력에 대한 중요도가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즉, 예전에는 누가 제일 잘할 수 있느냐를 따졌다면 앞으로는 누가 자금력이 더 탄탄하냐로 바뀌게 되는 셈이다.
일단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파수 입찰 보증금을 납부해야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이후 안정적으로 주파수 대금을 납부해야 하고 망구축 의무도 이행해야 한다. 자금력을 중시하는 경매체제로 바뀌면 신규이통사에 대한 정부의 배려가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래부 관계자는 "재무적 능력에 대한 평가 중요도가 훨씬 중요해질 수 있다"며 "입찰보증금을 내지 못하면 신청조차도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허가절차가 간소화되는 측면은 있지만 그렇더라도 사전에 자격심사는 다 하게 된다"며 "기존 허가심사에 비해 크게 완화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성적 평가는 확실히 줄어들 듯=긍정적 요소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동안 예비 제4이통 사업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정성적 평가가 크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년전 와이브로로 기술제안을 할 경우 심사위원들은 와이브로가 국제적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낮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당시 제안할 수 있는 기술은 와이브로밖에 없었다. 떨어뜨리려 심사를 진행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사업계획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며 좋지 않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재무적인 능력에 대한 평가는 더 중요해질 수 있지만 반대로 재무적 자격만 확실히 갖추면 다른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미래부는 제4이통과 같은 전국망 사업자에 대한 허가기준완화와 관련해 아직 유보적인 상황이다. 즉, 신규이통사에 대해서는 허가제를 유지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기간통신사와 별정통신사에 대한 구별을 아예 없앨 것인지 역할에 따라 차등을 둘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또한 허가기준완화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연내 제4이통 사업이 재추진될지도 미지수다. 미래부는 연내 정책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의견조율에 들어가는 시간은 빼더라도 조기대선에 따른 조직개편 가능성, 국회 법률 개정 등의 일정을 감안할 때 연내 사업이 재추진 여부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도 최근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현재 이동통신 시장상황을 면밀히 살펴본 후 신중하게 추진하겠다"며 "알뜰폰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최근 관련 주가가 출렁거린다고 하는데 정책이 정해진 것도 아직 없고, 절차가 완화되더라도 쉽게 사업권을 주겠다는 얘기는 더더욱 아니다"라며 "자격 없는 사업자를 걸러내는 것은 과거와 비슷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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