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분의 1 수준…케이블, 낮은 ARPU에 고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국내 케이블TV가 낮은 가입자당 매출로 신음하고 있다. 해외 주요 케이블TV 사업자와 비교하면 10분의 1, 국내시장에서 경쟁자인 IPTV와 비교해도 반절 수준에 불과하다.
9일 유료방송 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의 방송상품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평균 1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의 디지털방송 가입자들의 ARPU는 1만558원으로 간신히 1만원을 넘기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평균 CJ헬로비전의 방송상품 ARPU가 1만원대라는 얘기는 아니다. 아날로그 상품 가입자의 ARPU는 불과 3202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평균을 낼 경우 8000원 수준에 머무르게 된다.
그나마 CJ헬로비전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업계 2위인 티브로드의 디지털방송 가입자의 ARPU는 약 9000원 수준이다. 딜라이브가 약 1만원, 현대HCN은 8000원대다.
미국 케이블TV 사업자의 수치와 비교하면 민망한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디지털 방송 가입자의 ARPU는 컴캐스트 9만4000원, 차터 10만3000원, 케이블비전은 무려 11만8000원에 달한다.
통신사들이 정확한 ARPU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국내 IPTV 3사의 ARPU는 1만5000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유독 케이블TV 사업자들의 ARPU가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첫번째 이유는 여전히 남아있는 아날로그 가입자 때문이다. 디지털의 경우 1만원을 넘기지만 아날로그 ARPU는 3000원 수준. 현재 케이블TV 전체 가입자 중 약 46%인 467만명이 아날로그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단방향 방송인 아날로그는 VOD 등 부가서비스를 붙일 수가 없기 때문에 추가적인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 IPTV의 ARPU가 케이블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은 것도 VOD 등의 수익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최근 케이블TV 업계가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을 기점으로 디지털전환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도 아날로그 서비스를 종료해야 방송상품 자체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VOD 등 부가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더라도 케이블TV의 ARPU가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단방향 반쪽 디지털인 8VSB(8-Vestigial Side Band) 상품이 상당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8VSB는 지상파 디지털TV 전송방식 표준으로 셋톱박스 없이 디지털TV를 통해 디지털 케이블 방송 직접수신이 가능하다. 하지만 양방향, 주문형비디오(VOD) 등 디지털방송의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할 수는 없다. 상품 가격도 아날로그 방송상품과 동일하다. 현재 남아있는 46% 아날로그 가입자가 모두 8VSB에 가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ARPU 측면에서는 극적인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결국은 디지털을 기반으로 양방향 서비스가 전제돼야 매출정체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아울러 결합상품에서 방송을 미끼상품화해 저가화 하는 것을 막아 방송상품 가격을 정상화 시키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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