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포스트 차세대시스템’ 경쟁… “2020年 이후를 준비한다”
◆본 기사는 디지털데일리가 2016년 3월말 발행한 ‘금융IT 혁신(革新)과 도전(挑戰)’ (상반기호)에 게재된 내용중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입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e북 또는 인쇄판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http://www.ddaily.co.kr/news/it_ebook_down.html)
-우리은행, 교보생명 등 ‘2기 차세대’ 착수
-'빅뱅'식 추진… “전문 SI인력 부족 큰 문제” 지적도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이상일기자] 비대면채널과 스마트금융이 이슈를 지배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2016년 금융IT 분야의 또 다른 키워드로 ‘포스트 차세대시스템’이 꼽힌다. 우리은행, 교보생명 등 주요 금융회사들이 오는 2018년을 가동을 목표로 2기 차세대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국내 금융권이 ‘포스트 차세대’(Post Next Generation)로 정의하고 있는 대규모의 기간계 시스템 혁신 프로젝트 논의는 2015년부터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앞서 지난 2014년 9월, 국내 은행권에서 기업은행이 선도적으로 포스트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이후 ‘포스트 차세대’에 대한 관심은 크게 고조됐다. <편집자>
비대면채널로 중심의 비즈니즈 전략 전환, 고객 중심의 시스템 구현, 핀테크 등 혁명적인 스마트금융 서비스에 응대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현 등 포스트 차세대시스템에 대한 필요성은 고조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금융권 내부적으로 한꺼번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빅뱅’ 방식으로 추진되는 포스트 차세대시스템에 대한 경제성 논쟁이 여전히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또한 여기에 포스트 차세대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구현할 현장의 IT 인력들이 크게 부족한 것도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제기되고 있다.
◆일손 부족 예상되는 금융 차세대시스템 시장 = ‘포스트 차세대’를 구현하기 위한 IT사업은 2016년~2020년, 즉 5년간 집중될 것으로 보이지만 수요를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금융 SI(시스템통합)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 그렇다고 마냥 프로젝트를 늦출수도 없는 문제다. 어쨌든 이에 대한 해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금융권의 2기 차세대시스템 구축 경쟁은 막이 올랐다.
‘포스트 차세대시스템’은 사실 공식 용어는 아니다. 통상적으로 지난 2005년을 전후로 몇 년간 금융권에서 광범위하게 진행된 기간계 혁신화를 ‘(1차) 차세대시스템’으로 부른다. 금융권에선 1차 차세대시스템 이후에 진행한 대규모의 IT혁신 프로젝트를 ‘포스트 차세대’로 정의한다.
금융권은 차세대시스템 사용연한을 대략 10년~12년 정도로 본다. 따라서 시기적으로보면 1차 차세대시스템은 2016년~2018년을 전후로 막을 내리게 된다. 따라서 2020년대를 겨냥한 전산시스템 체계를 ‘2기 차세대시스템’ 또는 ‘포스트 차세대시스템’ 으로 부른다. 각자 사정은 있겠지만 아직까지 명칭은 통일되지 않고 있다.
2005년~2010년 사이에 주로 이뤄진 지난 1차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통해 금융권은 하드웨어 아키텍처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도 주목할만한 진화에 성공했다. 주전산시스템 환경은 유닉스 기반의 오픈 시스템으로 전환됐으며, 24/365와 같은 무중단 금융서비스가 실현됐다.
이와함께 상품개발의 속도를 대폭 증강시킨 프로덕트 팩토리(Product Factory)의 활성화는 지금과 같은 혁신적인 금융상품 서비스 경쟁을 가능하도록 했다. 이와함께 차세대통합단말시스템과 MCA의 혁신적인 활용을 통해 금융회사는 고객과의 접점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장시킬 수 있었다.
물론 쉬쉬하고 있지만 일부 금융회사들의 경우, 차세대 프로젝트를 의욕적으로 진행하다 기술적인 장벽에 부딪히거나, 설계 자체를 잘못했거나 또는 차세대 시스템에 탑재할 코어뱅킹 솔루션을 잘못 선택하는 바람에 당초 원했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차세대시스템의 실패 사례도 적지않다.
한편으론 2기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개발에 투입될 SI(시스템통합) 전문인력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것은 상당한 리스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문 SI 인력부족 현상이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은 이미 금융권및 관련 IT업계에서는 차세대 프로젝트 추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체크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발주자측에서 원하는 프로젝트 수행인력의 조달 여부가 2기 프로젝트에서는 분명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앞서 1기 은행권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서는 삼성SDS, LG CNS, SK주식회사C&C 3사와 한국IBM, 한국HP 등 글로벌 IT업체들이 수주 경쟁을 진행했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금융 차세대시스템 시장에서 제법 큰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던 삼성SDS가 금융IT 시장에서 빠져나가면서 상황이 많이 변했다. 삼성SDS가 빠져나간 자리가 메워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IBK시스템, 대우정보시스템, 한화S&C 등 중견 IT서비스회사가 메울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중견 SI업체들이 삼성SDS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최근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가 발주되고도 실제로 추진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몇몇 사례들을 따지고 들어가면 결국 인력 부족의 문제와 직면한다.
◆‘2기 차세대시스템’, 누가 준비하고 있나 = 이미 알려진바와 같이 ‘포스트 차세대시스템’을 견인하고 있는 곳은 은행권이다. 우리은행이 단연 관심사인데, 우리은행은 오는 2018년2월까지 유닉스 기반의 차세대시스템 환경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추진 예산은 약 2500억원대로 추산된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004년 9월, ‘WINS’로 명명된 메인프레임 기반의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한 바 있다. 2018년에 예정대로 가동을 시작하게된다면 14년만에 새로운 시스템으로 이관하게되는 셈이다.
국책은행으로서는 한국수출입은행이 올해부터 ‘신엑심(EXIM) 정보시스템’으로 명명된 차세대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주사업자는 IBK시스템과 대우정보시스템 컨소시엄이다. 시스템 개발기간은 2016년 1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총 17개월간으로 상세설계 4개월, 개발 5개월, 테스트 및 이행 6개월, 안정화 2개월로 진행된다. 여신, 고객, 남북경협, 재무, 자금 등의 계정계 업무와 경영지원 업무, 정보계 업무 및 채널계 업무를 차세대 환경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프로젝트 투입 규모는 300억원 수준으로 국내 중소 2금융권 회사의 차세대 사업 정도 수준이다.
또 다른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도 현재 포스트 차세대시스템 구현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중이다. 올해 2월부터 7개월간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 컨설팅은 사업비만 약 160억원이 배정될 정도로 메머드급이다. 이는 그만큼 산업은행이 차세대시스템의 방향성에 고민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산업은행은 기존 정책금융공사, 산은금융지주와의 물리적 통합이 결정된 이후 IT부문에서도 혁신적인 변화를 원하고 있다. 컨설팅후 진행될 본 사업의 경우 시스템개발 기간은 24개월, 투입금액은 약 2000억원 선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빅데이터 플랫폼,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스마트 디바이스 플랫폼 등 3대 신기술 적용 방향성으로 분류, 차세대시스템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어드밴스드 애널리틱스’를 위한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지향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비즈니스 변화에 대한 기회 및 전략적 의사결정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도록 내외부에 존재하는 빅데이터를 수집·처리·분석 및 시각화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방은행중에서는 광주은행의 차세대시스템이 주목된다. 우리금융에서 지난 2014년 JB금융그룹으로 인수된 광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그동안 숙원이었던 차세대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당초 광주은행은 400억원 미만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 예산 때문에 사업 진행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전망됐었다. 그러나 동일 JB금융그룹 소속의 전북은행이 지난 2013년 9월에 오픈한 차세대시스템 노하우를 활용함으로써 개발기간을 단축시키면 상당한 비용절감 요인을 확보될 수 있었다.
실제로 광주은행 차세대시스템 사업자인 LG CNS는 지난 2013년 전북은행의 차세대시스템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LG CNS는 전북은행 차세대시스템 구축 당시 모델 주도형 구조(Model Driven Architecture; MDA)를 적용해 프로젝트 표준화를 이뤄낸 바 있다. 이를 통해 초급 개발자의 프로그래밍의 품질이 확보되고, 설계 모델과 프로그램소스의 일원화로 시스템 구축 이후 유지보수가 개선되는 효과를 거뒀다.
KB국민은행의 행보도 큰 관심사다. 국민은행은 올해 2분기에 2기 차세대시스템 사업의 타당성을 조사하는 컨설팅을 진행한다. 올해 2분기중으로 컨설팅에 착수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프로젝트 추진의 타당성을 점검해 볼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이 2기 차세대시스템을 추진할 경우 기존의 IBM 메인프레임에서 탈피해 자바(JAVA)기반의 유닉스 환경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의 여부이다.
국민은행측은 “차세대 IT시스템은 하드웨어 플랫폼, 즉 메인프레임이냐 유닉스냐 하는 논쟁을 포함, 비즈니스 혁신을 쫓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핀테크 등 향후 은행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지원하는 고도의 시스템으로 구축할 것”이라고 차세대 방향성을 설명했다. 더구나 국민은행은 그동안 리눅스 x86 기반 IT시스템 도입도 검토할 수 있다는 파격적 의견을 피력해 온 바 있다.
한편 전국적인 네트워크가 강점인 우체국금융도 올해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전 준비에 나서 주목된다. 우정사업정보센터는 지난 2월 29일 ‘우체국금융 구조진단 및 중장기발전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시스템 노후화진단 및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 통합 구축방안 수립에 나섰다. 이는 사실상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용역을 통해 우체국금융은 금융 서비스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확장성, 유연성, 효율성 높은 미래지향적 시스템 구현과 금융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처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및 수익성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앞서 우체국금융은 지난 2000년 6월 계정계, 정보계의 메인프레임 환경을 오픈환경인 유닉스로 전환한 이후 2008년 8월 클라이언트서버(C/S)환경에서 웹서버 기반으로 전환한 정보시스템 고도화, 2010년 전자금융시스템 성능 개선 등의 사업을 진행해왔다. 그동안 5~8개년 단위의 시스템 고도화를 진행해 온 우체국금융은 올해 시스템 노후화를 대비한 금융시스템 전반에 대한 고도화 및 중장기 정보화전략 수립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한편 2금융권에서는 교보생명, 저축은행중앙회 등이 추진하는 차세대시스템 사업이 주목된다. 교보생명은 내부적으로 지난 2010년부터 차세대 프로젝트를 검토해왔으나 IBM과의 IT아웃소싱 계약 및 OIO계약 등의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의사결정의 계속 늦어졌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12월 ‘보험시스템V3’ 으로 명명된 차세대시스템 구축 제안요청서를 관련 IT업계에 배포하고 주사업자 선정에 착수했다. 교보생명은 올해 상반기중으로 30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하게 된다. 교보생명은 1차 우선협상자로 SK주식회사 C&C를 선정했지만 지난 4월초 우선협상에서의 양측간의 이견으로 협상이 최종결렬됐으며, 대신 차점자인 LG CNS가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이 점쳐진다.
교보생명은 이번 차세대 프로젝트를 통해 IT부문에서 상당히 많은 변화를 시도한다. 기존 IBM 메인프레임 환경에서 자바 기반의 유닉스 오픈환경으로 전환하는 것 뿐만 아니라그동안 교보생명이 IBM과 맺어왔던 토털 IT아웃소싱 체제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교보생명은 차세대 프로젝트가 끝날때까지 IBM과의 기존 OIO계약을 추가 연장시켰다. 기술적인 부문에선 고객 중심의 마케팅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와함께 교보생명은 차세대 프로젝트 추진시 핀테크, 생체인식, 빅데이터, 클라우드, 멀티 디바이스, 웨어러블 등 다양한 IT신기술에 대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중 오픈을 목표로 차세대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말부터 KDB대우증권 인수전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인수가 확정될 경우 신시스템의 활용방안에 대한 전략이 관심사가 되고 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2월, 코스콤을 주사업자로 선정해 17개월 일정으로 차세대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대우증권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대응하기위해 지난 2008년 2월에 차세대시스템의 가동에 들어간 바 있다. 당시 대우증권은 차세대시스템을 유닉스기반 오픈 환경으로 구성했다. 당시까지 국내 증권업계에는 일반적이지 않았던 프레임워크를 시스템 구현에 적용했으며 모듈화된 기능별 업무모듈을 조립함으로써 업무의 확장을 손쉽게하고 유지보수의 편의성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저축은행중앙회도 올해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무려 16년만에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총 34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오는 2017년말까지 2년여의 일정으로 차세대시스템 개발에 착수한다. 개발기간 24개월중 초기 3개월은 BPR프로젝트가 포함됐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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