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포럼 분열 심화…총회 개최 놓고 대립각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한국핀테크포럼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박소영 포럼 회장과 구태언 회장 직무대행을 중심으로 한 기존 이사진이 저마다 임시이사회와 정기총회 개최를 주장하며 맞붙는 형국이다.
이 와중에 이사진 중 2명이 사임하는 한편 협회에서 이탈하는 회원사도 점차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시작한지 1년 여 만에 내분에 휩싸인 핀테크포럼에 지쳐가는 회원사들의 민심이 반영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핀테크포럼은 현재 박소영 회장과 이사진이 서로 정통성을 주장하고 나선 상태다. 이에 따라 각각 핀테크포럼 명의로 주장과 반박이 이어지고 있어 혼란의 극을 달리고 있다.
박소영 회장을 해임 결의한 이사회는 2월 29일 2차 이사회를 통해 2월 1일 이사회가 결정한 박소영 전 회장의 해임은 유효하며, 적절한 것이었음을 다시 확인한다고 밝혔다. 특히 “박소영 전 회장이 회장단을 구성하지 않고 1인이 포럼의 회무를 독식하며 핀테크포럼의 발전과 핀테크산업의 발전을 가로막은 점이 해임의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사회는 오는 3월 18일 정관에 따라 정기총회를 개최하며, 안건으로 ‘새로운 집행부 선출에 관한 건’을 상정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 29일 최기의 부회장과 김동진 이사가 임원을 사퇴하면서 정관에 따라 구태언 변호사가 포럼 회장 직무대행을 맡게 됐다고도 설명했다.
한편 같은 날(2월 29일) 박소영 회장은 포럼의 발전을 위해 7일 임시이사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임시이사회에선 포럼의 주요 현안이 논의된다. 포럼명칭 변경과 회원의 자격 요건, 이사 징계, 해임 또는 사임 권유 등이 주요 내용이다. 또 이날 총회 안건 상정 및 총회 개최결의도 논의된다.
결과적으로 기존 이사진측과 박소영 회장측이 모두 총회를 열겠다고 밝힌만큼 한 단체에서 2번의 각자 다른 총회가 열릴 가능성도 높아졌다.
박소영 회장은 “(자신을 해임결의한 이사회는)정관상 필요한 소집통지를 받은적이 없고 정관상 포럼 회장만이 이사회 및 총회 소집권한이 있다. 불법적인 이사회 개최나 일부 회원만의 총회 개최시도에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기존 이사회에선 “박소영 전 회장은 이미 이사회로부터 불신임 해임되어 회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어 그 이사회 소집은 불법무효”라며 “불법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포럼 로고를 사용한 공문발송, 회장 직함 사칭행위 등 포럼 회무를 즉시 중단해 포럼 내외부의 혼란을 수습하는데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포럼에 실망감을 표현하는 회원사들도 늘어가고 있다. 이미 이사진 중 2명이 탈퇴의사를 밝혔으며 핀테크포럼 온라인 그룹채팅방을 통해 포럼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회원사들도 상당수다.
양측의 대화가 오고가던 소통창구였던 온라인 그룹채팅방(카톡 포럼 단톡방) 역시 위기를 맡고 있다. 핀테크포럼 비상대책위원회는 3월 1일, 포럼 명의의 네이버 밴드를 개설하고 카톡 포럼 단톡방 사용 중단을 권고했다.
그나마 핀테크포럼의 정상화를 위한 유일한 소통창구였던 온라인 그룹채팅방마저 분열의 위기에 놓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양 극단을 달리고 있는 핀테크포럼의 내홍이 장기적으로 핀테크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에 차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핀테크가 활성화된 지 1년여를 지난 시점에서 벌써부터 기득권을 놓고 이전투구하는 양상으로 비춰지는 것이 부담스런 입장이다.
하지만 이사진과 회장진영측의 갈등은 봉합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이러한 내분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높아보인다. 결국 총회를 통해 맞붙게 된 양측에 대해 핀테크 업체들의 여론이 어디로 향할 지에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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