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MWC2016] 통신·장비·콘텐츠·부품·단말기, 5G ‘동상이몽’

윤상호
- 전략 따라 접근법도 온도차…통신장비·콘텐츠 ‘빨리’ vs 통신사·부품·단말기 ‘글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행사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6’이 종반으로 치닫고 있다. MWC2016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현지시각) 열린다. 이번 행사에서도 작년에 이어 5세대(5G) 이동통신은 화두다. 하지만 기술의 진보에 대해 모든 업계가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입장에 따라 온도차는 다르다. 5G는 아직 표준이 없다. 최대 속도 20Gbps 지연시간 1ms 이내 정도만 합의한 상태다. 2018년 첫 표준이 등장한다. 2020년 상용화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각) MWC2016에서는 ICT업계의 5G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업계 선두라면 모두 5G를 말한다. 그러나 5G 접근법은 다르다. ▲마케팅 도구 ▲생존의 수단 ▲제2의 도약을 위한 기회로 5G가 소비되고 있다.

5G에 대해 전면에서 논의하고 있는 곳은 통신사와 통신장비업체다. 통신사는 이번에도 5G 기반 기술 세계 최초 경쟁을 펼쳤다. SK텔레콤 KT 버라이즌 등이 5G 관련 세계 최초 시연을 했다. 통신사의 5G는 마케팅이다. 국내의 경우 LTE 경쟁에서 밀렸던 KT가 5G에 대한 목소리가 제일 큰 것도 그래서다. 전 세계적으로 4세대(4G)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은 전국망은커녕 상용화도 안 된 국가가 많다. 국내도 4배 빠른 LTE 투자를 제일 많이 한 곳이 전국 50% 수준 커버리지다. 5G가 만개하려면 통신사 투자는 필수다. 4배 빠른 투자도 안 했는데 270배 빠른 투자를 할 이유가 없다. 통신사 입장에선 투자를 한다고 돈을 번다는 확신이 없다. LTE 투자에 대한 감가상각도 끝나지 않았다.

통신장비업체는 사활이 걸린 사안이다. 새로운 네트워크 투자가 일어나야 매출 신장이 가능하다. 통신사의 5G 시연은 모두 장비 업체와 협력이 있었다. SK텔레콤은 노키아 KT는 에릭슨 버라이즌은 삼성전자와 손을 잡고 MWC2016에서 세계 최초를 뽐냈다. 에릭슨 노키아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삼성전자는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기회다. HP IBM 등 솔루션 업체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들은 큰돈이 드는 장비를 구입하지 않아도 소프트웨어(SW)적으로 5G를 구현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가상화 등이 대표적이다. MWC2016에서 솔루션 업체는 전시관을 개방형으로 꾸려 고정관념을 깨는데 주력했다. 진입에 성공한다면 신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

콘텐츠 업계는 통신사와 협력을 강화했다. 페이스북이 SK텔레콤과 손잡고 5G 논의를 개시했다. 페이스북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 마크 주커버그는 3년째 MWC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올해는 삼성전자 ‘갤럭시S7’ 발표회에 참여해 “차세대 플랫폼은 가상현실(VR)‘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고품질 콘텐츠를 모바일 환경에서 보려면 속도 향상이 수반돼야한다. 모바일의 확장은 스마트폰이 계기였지만 콘텐츠 이용률 향상은 LTE 보급이 계기였다. 초고화질(UHD) 및 VR 콘텐츠는 5G가 돼야 실시간 스트리밍 시청을 할 수 있는 용량이다. 통신사가 나서줘야 모바일 콘텐츠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부품 업체는 입장이 갈린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강자 퀄컴은 소극적 PC용 중앙처리장치(CPU) 강자 인텔은 적극적이다. 퀄컴 입장에선 그동안 개발한 LTE 칩셋 판매를 충분히 하지 못했다. 칩셋 개발엔 비용이 든다. 양산에 투자한 자금도 회수해야한다. 5G가 최대한 늦게 와야 4G 칩셋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다. 표준이 업그레이드되며 발생하는 위험도 달갑지 않다. 반면 인텔은 사물인터넷(IoT) 등 이번엔 모바일에 교두보를 마련해야 한다. 패러다임 변화는 자존심 회복 찬스다.

휴대폰 제조사는 관망이다. 어차피 부품이 있어야 단말기도 있다. 환경에 따라 움직이면 된다. IoT쪽은 다르다. 오히려 생활가전 등 다양한 업체가 5G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커넥티드 카 등 자동차업계도 주목을 하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제 몫을 하려면 지연시간이 없어야한다. 시속 100km로 달릴 때 지연시간이 10초면 눈을 감고 약 280미터를 가는 셈이다. 졸음운전이나 마찬가지다. 자율주행차가 질주하려면 5G 전국망이 우선이다.

한편 이런 상황은 5G 표준이 정해질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통신사가 있어야 5G도 있다. 통신사에 대한 각계의 러브콜은 지속될 확률이 크다. 이번에도 에릭슨 등은 통신사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보여줬다. 화웨이처럼 5G 투자를 주저하는 통신사를 타깃으로 4.5세대(4.5G)를 강조한 업체도 있었다.

<바르셀로나(스페인)=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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