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전자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가전을 뺀 나머지 사업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TV와 휴대폰의 동반 부진이 전체 회사를 끌어내리고 있는 꼴이다. 세계 1등에 근접했던 사업이기에 더욱 뼈아픈 결과다. 시장도 환율도 LG전자의 편이 아니다. 2분기 LG전자 실적은 이런 LG전자의 현주소를 그대로 투영했다.

29일 LG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LG전자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액 13조9257억원 영업이익 244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기와 전년동기대비 각각 0.5%와 7.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기와 전년동기대비 각각 20.0%와 60.0% 줄어들었다.

TV와 휴대폰의 경쟁력이 문제다. TV는 2분기 째 돈을 까먹었다. 적자 폭은 커졌다. TV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1분기 62억원에서 2분기 827억원의 영업손실을 끼쳤다.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전 세계 TV 수요 축소와 환율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 휴대폰은 돈을 번 것도 잃은 것도 아니다. 휴대폰 사업을 맡은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 2분기 영업이익은 2억원.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가 에어컨 판매 부진에도 불구 매출과 이익 모두 성장한 것과 비교되는 성적이다. H&A사업본부는 2분기 영업이익률 6.5%로 전기대비 0.9%포인트 상승하는 등 3분기 연속 영업이익률을 확대했다. 가전 역시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LG전자 전체 체질 개선이 보다 강하게 이뤄져야할 필요성이 있다.

위안은 자동차부품(VC)사업본부가 순조롭게 몸집을 키워가고 있는 점이다. 손실이 나기는 했지만 매출 확장은 유지했다. 이 분야는 LG전자가 차기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지점이다. 연구개발(R&D)을 감안하면 손실은 불가피하다. 지금은 거래선을 늘릴 때다.

한편 3분기 LG전자의 반등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LG전자 중심을 지키고 있는 가전 시장 불안 요소가 커지고 있다. TV와 휴대폰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가전까지 흔들리면 답이 없다. 4분기엔 반격 여지가 남아있는 만큼 3분기를 어떻게 막아내는지가 LG전자의 2015년 실적 방향을 결정할 전망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