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유료방송 희망일까 신기루일까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초고화질(UHD) 방송 시장을 둘러싼 유료방송 업계의 진출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과거 3D 방송과는 달리 유료방송, 콘텐츠, 지상파 모두 UHD가 차세대 방송시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믿고 있다.
1일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는 UHD 방송 채널을 추가로 론칭했다. 현재 KT스카이라이프가 제공하고 있는 채널 수는 3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많은 UHD 방송을 제공하고 있다.
위성방송 이전 케이블TV 업계가 가장 먼저 UHD 방송을 선보였고 인터넷방송(IPTV) 사업자들도 속속 UH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최대 PP사인 CJ E&M도 영화, 드라마 등을 제공하는 UXN 채널을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론칭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조용하지만 700MHz 주파수만 부족함 없이 주면 곧바로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초창기 UHD 시장은 유료방송 업계가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유료 방송업계가 UHD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기술진화에 따른 전망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3DTV와는 달리 화질만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시청자의 불편함이 없다. 수년전 KT스카이라이프는 HD 방송 이후 차세대 서비스로 3D를 지목하고 전용채널 등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했지만 결국 사업을 포기했다. 콘텐츠 부족에 안경을 써야 하는 불편함 등 때문이었다. 하지만 화질개선을 마다할 시청자는 없다. UHD는 3D와 비교해 투자와 소비자 선호와 관련한 전망이 명확하기 때문에 투자에 대한 위험도 낮다.
하지만 UHD가 대표적인 레드오션인 유료방송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시장이 HD에서 UHD로 전환될수록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은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채널 론칭에 콘텐츠를 수급하지만 광고나 VOD 매출 등이 뒷받침 되지 않을 경우 수익구조는 현재와 달라질 바가 없다.
오히려 콘텐츠 시장의 강자인 지상파 방송사들이 UHD 콘텐츠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재송신 대가를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가입자당 재송신 대가 CPS(Cost Per Subscriber)를 전방위적으로 인상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의 전략을 감안하면 HD에서 UHD 전환이 CPS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높다.
반면, 자체 콘텐츠 생산비중이 낮은 유료방송사들의 추가수익 창출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일단 시장에서의 경쟁상황을 감안할 때 요금인상은 쉽지 않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했을 때 방송상품 가입자당평균매출(ARPU)가 소폭 상승했지만 해외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그나마 아날로그와 디지털은 화질차이가 명확했지만 HD와 UHD는 같은 디지털이다. TV화면이 50인치 이상이 아니면 일반적으로 시청하기에 큰 차이가 없다. 요금인상이 쉽지 않은 것이다. 경쟁사와 서비스를 차별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케이블, 위성, IPTV 등 제자리에 머물러 있을 사업자들은 없다.
UHD 방송을 위해서는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망을 고도화해야 하고, 셋톱박스도 만들어야 한다. 투자는 늘어나지만 오히려 비용(재송신 대가)는 늘고, 가입자 유입효과는 제한적이고 요금인상도 여의치 않다면 UHD 전환은 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도 있는 것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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