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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S6 엣지, 애플 워치 출격…본격 개화기 돌입한 플렉시블 OLED

한주엽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플렉시블 OLED가 탑재된 스마트폰, 스마트워치가 속속 출시되면서 디스플레이 패널 업계도 증설 투자 시점, 방식, 규모 등을 놓고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갤럭시S6 엣지, 애플 워치가 얼마나 팔리느냐가 관건이다. 소형 플렉시블 OLED는 현재 한국 기업들만 양산에 나서고 있다. 완성품 판매가 좋다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증설 투자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글 한주엽 기자 powerusr@insightsemicon.com

삼성전자는 3월 1일(현지시각)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15’를 개최하고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탑재한 갤럭시S6 엣지를 공개했다. 이 제품에는 좌우측이 곡면으로 처리된 삼성디스플레이의 5.1인치 플렉시블 OLED 패널이 탑재돼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내부에선 이 제품을 ‘커브드 엣지 디스플레이’로 부른다.

약 일주일 후인 9일(현지시각), 애플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고 애플 워치의 공식 출시를 알렸다. 애플 워치 역시 플렉시블 OLED 패널을 탑재하고 있는 제품이다. 화면의 세로 길이가 38mm와 42mm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될 예정이다. 패널 공급사는 LG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는 해당 패널을 ‘플라스틱 OLED’라고 부른다.

현재 업계에서 지칭하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 소재 박막트랜지스터(TFT) 기판을 사용하는 OLED 패널을 의미한다. OLED 재료를 보호하는 봉지(Encapsulation 밀봉) 소재도 유리가 아닌 박막 형태인 것이 특징이다.

진정한 의미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이름 그대로 둘둘 말거나 접을 수 있어야 하지만 현재 상용화된 1세대 패널은 기판 및 봉지 재료로 유리를 덜어낸 과도기적 제품이다. 일부 무게, 두께 등이 줄고 강도가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업계에선 1세대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를 ‘언브레이커블(Unbreakable, 깨지지 않는) 패널’이라 부른다.

소형 플렉시블 OLED 시장 본격 개화

플렉시블 OLED 패널을 탑재한 제품이 첫 등장한 시기는 2013년 하반기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라운드를, LG전자가 G플렉스를 선보인 바 있다. 두 제품은 휘어져 있는 형태로 관심을 끌었지만 갤럭시 라운드는 시판되지 않았고 G플렉스 역시 의미있는 판매량을 달성하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엣지, 기어S, LG전자 G워치R이 플렉시블 OLED 패널을 탑재하고 나왔지만 이 역시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올해는 다르다. 갤럭시S6 엣지의 경우 글로벌 통신 고객사로부터 큰 관심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현 시점에선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 패널 생산 용량이 충분치 않다. 즉, 삼성전자는 통신 고객사에 갤럭시S6 엣지를 원하는 만큼 공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따라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휘지않는(Righd) 일반 OLED를 탑재한 갤럭시S6를 구매한 만큼 일정 비율로 갤럭시S6 엣지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예컨대 갤럭시S6를 10대 사가면 엣지 모델은 2대를 공급하고, 20대를 사가면 4대를 공급하는 식이다.

애플 워치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최근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워치 시장은 전년 대비 510% 성장한 2810만대 수준이 예상된다. 이 가운데 애플 워치 출하량은 1540만대로 전체 시장의 54.8% 비중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스마트폰에선 삼성전자가, 워치에선 애플이 플렉시블 OLED 패널의 주요 수요 고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올해 플렉시블 OLED 패널 시장 규모가 지난해 대비 9배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패널 업체들의 플렉시블 OLED 증설 계획

현재 플렉시블 OLED를 양산하고 있는 업체는 한국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두 곳 밖에 없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5.5세대(1300×1500㎜) A2 및 신축 6세대(1500×1850㎜) A3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A2 라인은 5.5세대 기판을 4장으로 자른 뒤 유기EL 소재를 증착하는 4분할(750×650㎜) 공정 방식이 도입된 상태다. 기판 투입 용량은 월 2만4000장. 면적 기준 총 출하량은 4만6800㎡다.

삼성전자 갤럭시S6 엣지에 탑재되는 플렉시블 OLED 패널은 현재 삼성디스플레이 A2 라인에서 생산되고 있다. 장비를 반입하고 있는 A3 공장은 6세대 기판 한 장을 통으로 가공하는 방식이다. 1단계 투자 규모는 기판 투입 기준 1만5000장. 면적 기준 총 출하량은 4만1633㎡다. A3 1단계 투자 라인은 올해 6월부터 가동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3 라인이 가동되면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 총 생산 용량은 면적 기준 9만8433㎡로 증가하게 된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는 A3 라인의 2단계 및 3단계 투자 시기를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엣지 스마트폰 출하량 추이가 예상보다 높으면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 시기가 보다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 4.5세대(730×920㎜) AP2-E2 라인 2기에서 플렉시블 OLED를 양산하고 있다. AP2-E2 라인은 기판을 절반으로 자른 뒤 증착 공정을 수행하는 2분할(730×460㎜) 방식으로 꾸며져 있다. 기판 투입 기준 월 1만4000장, 면적 기준 총 생산 용량은 9400㎡다.

LG디스플레이는 향후 투자 일정에 고민이 많다. 현재 애플 워치에 단독으로 플렉시블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지만, 총 면적 출하량으로 따지면 그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LG전자가 G 플렉스 제품군을 출시하고 있지만 이 역시 판매량이 신통치 않다. 더욱이 애플은 차기 애플워치에선 OLED 패널 공급사를 다변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LG디스플레이로서는 투자 결정과 관련된 변수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애플은 차기 아이폰(가칭 아이폰6S, 아이폰7)에도 OLED를 탑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된 증거는 재팬디스플레이(JDI)의 아이폰용 프리미엄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증설이다.

최근 JDI는 1700억엔(약 1조6000억원)을 투입해 6세대 저온실리콘다결정화(LTPS) 액정표시장치(LCD) 라인을 새로 꾸민다고 발표했다. 증설 라인의 생산 용량은 기판 투입 기준 월 2만5000장에 달한다. 내년 중반께 가동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JDI가 애플로부터 선수금을 받고 이 자금으로 증설 투자에 나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현재 플렉시블 OLED 패널이 탑재되는 주요 제품은 (워치 등) 웨어러블 정도인데, 출하량 추이 등을 지켜보고 있다(투자 방법이나 규모, 시점 등을 결정할 것)”고 말했다.

AUO와 JDI, JOLED, 폭스콘 등 대만과 일본의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도 기본적인 고민은 LG디스플레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즉, 당분간 플렉시블 OLED 패널 시장은 규모 면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도하는 모양새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장기 전망은 유동적, 관건은 ‘원가절감’

올해 플렉시블 OLED 패널 시장은 본격적인 개화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 전망은 다소 유동적이다. 원가를 떨어뜨릴 양산 기술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 확대가 예상보다 더딜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IHS는 패널 업체들이 원가를 떨어뜨릴 기술 개발을 제대로 이뤄낸다면 오는 2021년 플렉시블 OLED 시장 규모가 2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이는 ‘베스트 시나리오’다. 최악의 경우 이 전망치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칠 수 있다고 IHS는 설명했다.

IHS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세로 길이가 42mm인 애플 워치의 플렉시블 OLED 패널 크기는 1.5인치로 추정된다. 이 OLED 패널의 생산원가는 7.86달러. 수율 60%를 기준으로 이 같은 원가가 도출됐다. 생산원가에는 재료비와 인건비, 공장 감가상각비가 모두 포함된다. 터치 패널, 커버 유리 등을 포함한 종합 생산원가는 27.41달러로 추정됐다.

이 같은 종합 생산원가는 동급 크기의 액정표시장치(LCD) 대비 수 배는 높은 것이라고 IHS는 설명했다. 작년 2분기 기준 풀HD 4.5인치 LCD 패널의 평균판매가격(ASP)은 25.27달러였으니 애플 워치에 탑재되는 플렉시블 OLED의 값은 상당히 비싼 것이다.

플렉시블 OLED 패널의 생산 공정은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 우선 플렉시블 기판을 만들기 위해 위해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이미드(PI) 용액을 유리 위로 떨어뜨려 코팅 작업을 수행한다. 그 위로 트랜지스터를 형성한 뒤 유기물 증착, 밀봉(encapsulation, 봉지) 공정을 수행한다.

또 유리와 플라스틱 기판을 다시 떼어내는 레이저리프트오프(Laser-Lift Off) 공정을 거쳐야 한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경우 봉지 소재로 유리가 아닌 박막 형태의 필름을 사용해야 하므로 생산 시간이 상당히 길다. 요구되는 기술 수준도 높다. 플렉시블 OLED의 원가가 높은 이유는 이 같은 추가 공정으로 인한 단위 생산 시간의 증가, 공정의 고난도에 따른 수율 저하 등에 따른 것이다.

찰스 애니스 디스플레이서치 제조연구분야 부사장은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한 OLED 디스플레이는 생산원가가 높지만 모듈 두께와 무게가 기존 LCD 대비 65%, 유리기판을 사용한 OLED 패널 대비로도 50% 개선(얇고 가벼움)된다”며 “(완성품) 설계시 유연성을 제공하며 튼튼한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이 비싼 생산원가에도 불구하고 플렉시블 OLED를 애플워치의 디스플레이로 채용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찰스 부사장은 그러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한 기술 가운데 일부는 아직 성숙이 덜 이뤄졌거나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다”며 “가격 경쟁력를 얼마나 갖추는가가 성장세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정한 플렉시블 OLED를 구현하려면

업계에선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플렉시블 OLED를 만들기 위해서는 핵심 소재 및 공정 기술이 지금보다 더 보완되야만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강화유리를 대체할 플라스틱 윈도, 구부렸다 펴도 접착력이 떨어지지 않는 접착제, 더 얇은 편광판, 차세대 터치 소재, 생산성을 향상시킨 봉지 공정 등이 주인공이다.

우선 플렉시블 OLED의 박막트랜지스터(TFT) 기판과 전면 보호 소재는 높은 내구성(Durability)과 경도(Hardness)를 갖추면서도 유연하게 휘어질 수 있어야 한다. 기존 휘지 않는(Rigid) 패널의 기판과 보호 소재로는 유리가 쓰였지만 플렉시블 패널에는 플라스틱 소재가 적용된다. 플라스틱 윈도(Plastic Window)는 기존 강화 유리를 대체할 패널 전면 보호 소재다.

플라스틱 윈도의 경도를 높이는 방법으로는 유기물(Organic)과 무기물(Inorganic) 재료를 혼합, 이를 플라스틱 표면에 코팅하는 방법론이 제시되고 있다. 플라스틱 윈도와 패널을 접착하는 접착제(Adhesive)는 휘어져도 접착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2개의 필름이 덧대지는 형태로 보완이 이뤄지고 있다. 편광판(Polarizer)의 경우 두께가 더 얇아져야 한다.

편광판 아래에 위치하는 터치스크린패널(TSP)은 전극 소재를 기존 인듐주석산화물(ITO) 대신 은이나 구리 같은 금속(Metal Mesh)으로 변경하거나 은나노와이어(Silver nano-wire)로 교체해야 한다. ITO 필름의 경우 일반적 곡률반경(bending radius)이 8mm로 휘어짐이 완만하다. 자꾸 구부리면 제 기능을 잃을 수도 있다. 대체 기술로 거론되는 메탈매시나 은나노와이어는 곡률 반경이 2mm로 낮아 플렉시블 OLED에 어울린다. 원가 절감 측면에선 봉지 공정 역시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봉지 공정은 플렉시블 OLED 양산을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다. OLED의 주 원료인 유기EL은 산소나 수분에 노출되면 제 기능을 잃어버린다.

패널이 휘어지려면 봉지 공정에서도 기존에 사용하던 유리 대체 소재를 찾아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기존 A2 라인에선 유기물과 무기물 층을 교차로 덮어(7개 층) 산소나 수분으로부터 유기EL을 보호하는 박막봉지(Thin Film Encapsulation, TFE) 공정을 활용했으나 A3 라인에선 미국 카티바의 잉크젯 프린팅 기법을 활용해 봉지 공정 시간을 크게 단축시키는 데 성공했다. 삼성은 향후 증착 분야에서도 카티바의 잉크젯 프린팅 기법을 사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TFT의 구조도 변경해야 한다. 휘는 정도를 높이는 한편 구부렸을 때 TFT가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학계에선 TFT의 층간절연을 위해 사용하는 유전체막(Inter Layer Dielectrics ILD)과 게이트절연막(Gate Insulator GI) 조합체 간 일정 간격을 두고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럴 경우 더 휘어질 수 있고 휘었을 때 TFT가 받는 스트레스도 기존 대비 20분의 1로 줄어든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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