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회장과 지사장, 두 명의 외국인… 한국IBM의 미래는?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2년 3개월만에 한국IBM의 지사장이 교체됐다. 지난해까지 호주 및 뉴질랜드 IBM 지사장을 역임한 제프리 로다 전 부사장이 한국IBM의 수장을 맡았다. 셜리 위 추이 전 지사장은 회장자리를 맡아 한국에 남게 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향후 한국IBM에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IBM 내부에 따르면 로다 신임 지사장은 이미 지난해 말 부임, ‘트랜스포메이션 리더’라는 역할을 맡아 온 것으로 전해졌다. 트랜스포메이션 리더는 올 초 본사차원에서 진행했던 조직개편을 주도하는 역할로 실제 이 기간 동안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지컴퓨팅, 보안, 커머스 등 다양한 부서가 신설됐으며 구조조정도 지속됐다.(지난 3월 2일 여의도 신사옥 입주식 사진에서도 그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다. IBM 간판을 기준으로 오른쪽 셜리 위 추이 전 지사장, 이장석 부사장 옆 세번째가 로다 신임 지사장)<사진>
실제 인맥관리 SNS인 링크드인에 올라와있는 로다 지사장의 이력을 살펴보면, 그동안 해왔던 업무가 주로 조직 관리와 관련한 일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맡아온 호주 및 뉴질랜드 IBM 지사장 역시 임시적으로(interim) 잠깐 머무른 것으로 근무기간이 5개월에 불과하다.
이로 미뤄볼 때 그는 신임 지사장이 부임하기 전까지 일시적인 조직 관리 업무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새로운 지사장의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조만간 다시 한국인 대표 체제로 돌아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한국에 남게 되는 셜리 위 추이 전 지사장의 역할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회장은 한국IBM에 기존에 없던 새로운 직함이다. 신규 비즈니스를 이끌어내는 역할로 볼 수도 있겠지만 ‘전관예우’ 차원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존재한다. 위 추이 지사장의 전임자였던 이휘성 사장의 경우도 8년 만에 한국IBM 지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며 본사 성장전략 담당 부사장으로 영전하는 듯 했으나 결국 약 2년 만인 지난해 12월 퇴사한 바 있다.
특히 위 추이 전 지사장은 지난해 한국IBM의 가장 큰 메인프레임 고객사였던 KB국민은행을 지켜내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또한 지난 2년 간 암참(AMCHAM, 주한미국상공회의소)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였으며, 이달 초까지는 암참 산하 위원회 미래혁신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에 따라 위 추이 전 지사장이 국내 시장에서 메인프레임 고객 수성과 암참을 통한 경제계 인맥을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일종의 고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IBM이 전세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회공헌프로그램 ‘스마트 챌린지 시티’가 대표적이다.
IBM은 한국에선 청주, 제주에 이어 최근 강원도 평창군의 글로벌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 컨설팅에 착수했다. 평창군의 경우 2018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도시인 만큼 IBM은 무상 컨설팅을 통해 평창군이 ‘휴양관광레저스포츠 도시’ 비전을 달성하는데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설명이다. IBM으로서는 이 과정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가치를 높여 ‘좋은 기업’ 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하고, 수익성 있는 사업을 개척하는데 셜리 위 추이 회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도 이를 발판으로 더 나은 기회를 모색할 수도 있다.
더군다나 제프리 로다 신임 지사장이 그동안 담당해 온 사업분야가 정부와 공공, 산업&가치창조 등인 것을 감안하면 보다 높은 차원의 공조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즉, 실적 등과 관련된 집행임원으로서의 역할보다는 제프리 로다 지사장과 함께 정부·공공부문에서의 브랜드 강화 및 조직 혁신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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