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 된 KT 주총…사상 첫 무배당에 소액주주 반발
- 안건 원안 통과 불구 반발 극심…일부 주주, 황 대표 퇴진 요구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 정기주주총회가 난장판이 됐다. 사상 첫 무배당 결정에 소액주주가 대거 반발했다. KT 주총이 평화롭지는 않았지만 올해는 특히 심했다. 황창규 KT 대표 해임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주총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27일 KT는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33기 정기 주총을 개최했다. 주총은 시작 전부터 끝난 이후까지 소란했다. 사상 첫 무배당에 반발하는 주주들이 황 대표의 퇴진을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총 시간을 오전 10시에서 오전 9시로 변경한 점과 일반 주주 입장을 오전 8시 이후로 제한한 점도 문제 삼았다. KT는 진행요원을 동원해 주총장 일부를 차단했다. 주총장 밖에는 경찰 1개 중대를 배치했다. 주총 회장은 앞자리는 평온했지만 뒷자리는 격렬했다.
황 대표는 “대규모 조직개편 등을 통해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다”라며 “구조조정 비용으로 불가피하게 배당을 하지 못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또 “대신 2015년은 1등 KT를 본격화 하는 한 해가 되도록 전 임직원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경쟁사와 차별화를 통해 KT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회의는 일사천리로 진행했지만 장내는 북새통이었다. 기관투자자 등은 박수로 모든 안건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KT의 발표와 관계없이 장내는 ‘황창규 퇴진’ 등을 주장하는 구호가 반복됐다. 이의를 제기하는 주주는 발언기회를 제대로 주지 않았다. KT 직원 주주 일부는 ‘정규직 비정규직화 반대’와 ‘강제퇴출’ 반대 팻말을 들었다.
발언권과 발언내용을 두고 앞자리와 뒷자리 주주가 설전을 하기도 했다. 뒷자리 주주는 앞자리 주주에게 “다음 구조조정은 자기들 차례”라며 “동원된 주주가 주주의 제대로 된 목소리를 왜곡한다”라고 비난했다. 몇몇 주주는 장내 정리요원 퇴장과 연단 진입을 시도해 몸싸움을 계속했다. 직원 주주와 일반 주주끼리 충돌도 있었다. 일반 주주는 “구조조정이 문제가 아니라 일을 안 하는 것이 문제”라며 “KT 주총은 현재 직원과 퇴출 직원밖에 없다”라고 꼬집었다.
KT는 이날 제33기 재무제표를 승인하고 정관 일부를 변경했다. 정관 변경은 인터넷TV(IPTV) 사업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기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사내이사로 임헌문 KT 커스터머부문장과 박정태 KT 윤리경영실장 등을 신규 선임했다. 사외이사는 장석권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정동욱 법무법인 케이씨엘 고문 변호사, 현대원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등을 새로 임명했다. 감사위원은 박대근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와 정동욱 변호사로 정했다. 이사보수한도는 전년과 동일한 59억원로 승인했다. 이사보수한도 관련 반발이 있었지만 황 대표는 "작년에 이미 조정했다"고 일축했다.
한편 주총 전인 오전 7시30분부터 8시40분까지 KT새노조 등이 장외에서 황 대표 퇴진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석채 전 대표가 망쳐놓은 KT를 황 대표가 그대로 이끌고 있다”며 “이 대표는 부동산을 팔아 실적을 채우더니 황 대표는 계열사를 팔아 실적을 채운다”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구조조정 반대 및 KT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조사를 촉구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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