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네이버-카카오-엔씨 오가는 광폭행보 ‘눈길’
- 플랫폼 선택서 유연성 보여…엔씨소프트와 지적재산권 독점 사용 계약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국내 모바일게임 최대 업체인 넷마블게임즈(넷마블)의 올해 움직임이 주목된다. 연초부터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엔씨소프트를 오가는 그야말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넷마블의 움직임의 중심엔 방준혁 넷마블 의장<사진>이 있다. 지난해 텐센트의 대형 투자를 이끌어낸 그의 리더십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 환경에서 또 한번 빛을 발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넷마블은 잘 알려졌다시피 카카오게임 플랫폼 내 매출 1위 업체다. 이 플랫폼을 통해 ‘모두의마블’, ‘몬스터길들이기’, ‘세븐나이츠’ 등 다수의 흥행작을 배출했다. 이 때문에 카카오 플랫폼은 넷마블의 텃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 간 교차홍보(크로스프로모션)을 통해 차기작에 막대한 이용자 트래픽을 몰아줄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넷마블이 다음카카오가 아닌 네이버와 손을 잡았다. 지난 11일 네이버와 모바일게임 마케팅 제휴를 발표한 것이다. 올 1분기 서비스를 앞둔 대형 모바일게임 ‘레이븐’과 ‘크로노블레이드’ 2종에 대한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양사 제휴의 골자다. 넷마블은 포털 등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이러한 넷마블의 행보는 다음카카오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줄이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지난해 넷마블은 매출 5765억원에 영업이익 1035억원을 달성했다. 언뜻 보기엔 준수한 실적이지만 경쟁사인 컴투스와 비교해보면 영업이익률 측면에서 한참 뒤져있다. 컴투스는 작년 매출 2347억원에 영업이익 1012억원을 기록했다. 컴투스의 경우 카카오 플랫폼 입점이 손에 꼽을 정도로 대다수 게임을 자체 서비스하는 까닭에 영업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다만 넷마블은 이번 행보가 탈카카오톡 선언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소셜 플랫폼에 적합한 게임이라면 언제든 입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지난 17일 엔씨소프트와 제휴식 현장에서 “외부에서 탈카톡 선언아닌가 하지만 내부적으론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카톡에 잘 맞는 게임이 있고 좀 더 코어, 하드(어려운)한 게임도 있다. 이번엔 진성 이용자를 전문화시켜서 모을 수 있는 쪽이 우리 입장에서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엔 넷마블이 엔씨소프트와의 제휴를 발표했다. 엔씨소프트가 넷마블의 신주 9.8%를 3800억원에 인수하고 넷마블이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8.93%를 3911억원에 매입하는 지분 맞교환(스왑)을 바탕으로 엔씨소프트의 지적재산권(IP) 독점 사용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에 따라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와 협의에 따라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에 기반을 둔 모바일게임을 개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17일 제휴식을 통해 “이번 계약은 IP를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계약”이라며 “어떤 게임이 나올지 기대하고 있다. 상당히 좋은 결과를 찾을 수 있도록 본격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방 의장은 “국내에서만 엔씨, 넷마블이 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글로벌로 시선을 돌리는 순간 아직도 우리는 작은 회사다. 이럴 때 힘을 합쳐서 좀 더 큰 경쟁력을 가지고 가지 않으면 굉장히 어렵다”며 양사 제휴 취지를 설명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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