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CJ게임즈 5300억 투자 알고보니…‘속전속결’로 끝내
- 작년 말 경영진 회동서 투자 얘기 나와…석달여만에 결정
- 텐센트 “경영이념과 사업 방침 등에서 상당 부분 생각 일치해”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뚜껑을 열고 보니 업계 예상을 넘어선 금액이다. 텐센트가 CJ게임즈에 무려 5330억원을 투자했다. 업계에서 거론된 2000~3000억원대의 외자유치 규모를 훌쩍 넘어선다. CJ게임즈는 물론 텐센트가 가진 야심의 크기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 방준혁 CJ E&M 상임고문<사진>은 26일 서울 신도림 디큐브 쉐라톤호텔에서 진행된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텐센트 입장에서도 사상 최대 투자로 안다. IT콘텐츠 업체 외자유치로도 사상 최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같은 매머드급 투자가 장기간의 밀고 당기기 끝에 이뤄진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 관련해 이렇다 할 얘기가 없다가 양측 경영진 회동이 시작되고 계약 체결까지 석달여만에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작년 말 업계에선 방준혁 CJ E&M 고문과 텐센트가 극비리에 만났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그에 앞서 CJ E&M의 외자유치 소식이 전해졌던 터라 텐센트가 투자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기도 했다.
당시 CJ E&M 넷마블과 텐센트는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실무진이 먼저 접촉했다. 그러다 보다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양측 경영진 회동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방 고문이 텐센트 고위관계자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때까지만 해도 투자 유치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
권영식 CJ게임즈 대표는 26일 간담회에서 기자와 만나 투자 유치 얘기부터 결정까지 걸렸던 기간에 대해 “투자 얘기가 나오고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작년 말) 당시 양측 미팅이 있은 뒤 얘기가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감안하면 5330억원이라는 투자가 석달여만에 결정된 것인데 그만큼 양측이 서로의 필요성을 공감했고 이해타산이 맞아떨어진 결과였다고 볼 수 있다.
마크 런 텐센트 사업총괄사장(COO)는 CJ게임즈에 투자한 이유에 대해 “론칭한 게임들이 텐센트가 생각하는 방향과 맞았고 게임 품질에서도 높은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며 “더 중요한 것은 CJ게임즈와 경영이념과 사업 방침 등에 있어 상당부분 생각들이 일치했고 그래서 투자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 계약으로 CJ게임즈 입장에선 세계 최대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에서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됐다.
이미 양측은 ‘다함께퐁퐁퐁’과 ‘몬스터길들이기’, ‘모두의마블’ 3종 게임의 퍼블리싱 계약을 진행했다. 이들 게임은 오는 4월부터 5월까지 위챗과 QQ게임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될 예정이다.
방 고문은 “텐센트와 강력한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중화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며 “현재 텐센트와 몇 개 게임의 계약 협상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마크 런 사업총괄사장은 향후 다른 국내 업체와의 파트너십 체결에 대해 “단기간 내에는 CJ게임즈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에 집중한다”며 “향후 텐센트의 전략과 매칭이 된다면 앞으로 한국에서 사업과 투자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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