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시장 미래는? 아이패드가 남긴 숙제
- 판매량 갈수록 하락, 단기적으로 회복 어려워
- 대화면 아이패드에 기대, 생산성 정조준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애플이 지난 1분기(2014년 10월~12월)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다. 주력 제품인 아이폰이 7450만대나 팔렸고 작년 공개한 웨어러블 기기 애플워치가 오는 4월에 출시되면 스마트폰 판매량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상승세가 워낙 가팔라 당분간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과 달리 아이패드는 상대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2010년 첫 제품이 나온 이후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분기 2142만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2604만대)에 비해 17.7%가 줄었다. 관련 매출도 899억달러에 그쳤는데 이는 전체 애플 매출의 12%에 불과하다. 기기 판매가 아이폰으로 쏠리고 있다는 의미다.
아이패드는 태블릿이라는 스마트 기기의 영역을 새롭게 개척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화면이 커지면서 점차 설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아이패드의 위기는 태블릿 전체의 위기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태블릿 출하량은 작년보다 불과 2% 성장한 2억5400만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IDC는 태블릿 연평균성장률이 내년에도 10%를 넘지 못할 것이고 이런 추세는 오는 201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태블릿 판매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은 교체주기의 성장시장에서의 구매력 약화다. 아이패드2가 아직도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PC에 버금가는 교체주기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업계에서 바라보고 있는 태블릿의 교체주기는 평균 3년이다.
PC 시장이 점진적으로 회복하고 있다는 점도 아이패드에게는 악재다. 1분기 애플의 PC 판매량은 552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났다. 매출은 69억4000만달러로 전체 매출의 9.3%를 차지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아이패드 판매량이 줄어든 만큼 PC가 비슷하게 성적이 올랐다. 물량으로 보면 아이패드가 3배 이상 많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에 비례하지 않는다. 평균판매단가(ASP)는 아이패드보다 PC가 더 낫다는 얘기다.
아이패드의 부진에 대해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패드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당장 실적이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단기적으로 아이패드 판매량 감소를 감내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더구나 아이패드는 신제품 출시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후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기다려야 후속 모델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당장의 아이패드 판매량 하락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플은 ‘생산성’이라는 측면에서 아이패드 접근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다. 콘텐츠 소비 기기로써가 아니라 PC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과 기능이 충분하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한다. 12인치 대화면 아이패드 출시설이 흘러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터치스크린만으로 입력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 스타일러스펜이 곁들여질 수 있다는 예측도 이와 무관치 않다. 키보드를 달고 나오지 않는 이상 손가락만으로 PC급의 생산성을 갖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절충안이 필요하다는 뜻.
한 업계 관계자는 “그만큼 사용자와 기업의 생산성 관련 패턴이 PC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며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와 마찬가지로 애플도 PC와 태블릿의 중간 지점인 ‘2-in-1’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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