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로룩스와 산요, 그리고 동부대우전자·하이얼의 묘한 교집합
- 서로 얽히고설킨 관계로 묶여 있어
- 고객사에 제품 공급하면서 국내에서 서로 경쟁하기도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일렉트로룩스가 중국 허페이산요의 톱로드 와권식(전자동) 세탁기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하이얼도 얼마전 산요 브랜드로 생산하는 같은 형태의 세탁기 출시에 나섰다. 허페이산요는 중국 허베이시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와 일본 산요가 합작해 설립한 기업으로 지분의 51%를 월풀이 보유중이다. 하이얼은 산요 생활가전 사업부를 지난 2011년 인수한바 있다. 그리고 동부대우전자는 일렉트로룩스에 세탁기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렉트로룩스, 하이얼, 산요, 동부대우전자 세탁기가 국내에서 얽히고설킨 관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일렉트로룩스가 판매하고 있는 세탁기는 동부대우전자와 허페이산요에서 만든다. 특히 동부대우전자와는 세탁기뿐 아니라 냉장고도 공급받고 있다.
이러한 일렉트로룩스의 움직임은 시장성과 타이밍을 고려한 결과다. 국내 업체 일색이던 대형 생활가전이 프리미엄으로 이동하고 있고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외국계 업체가 사업을 펼치기에 적당한 조건이 마련됐다. 산하 브랜드인 아에게(AEG) 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이고 대형 백색가전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둘 경우 자누시, 프리지데어와 같은 다른 산하 브랜드 도입도 고려해 볼만하다. 국내에 지사가 없는 지멘스, 스메그, 고렌예 등이 선전하고 있다는 점을 떠올리면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하이얼도 국내 생활가전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TV와 같은 흑색가전에 주력해왔으나 냉장고를 통해 국내 생활가전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바텀프리저 냉장고는 동부대우전자가 싱글족 공략을 위해 다양한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두 업체는 국내에서 크게 맞부닥칠 일이 없었으나 앞으로는 서로에 대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일렉트로룩스와 하이얼, 동부대우전자, 산요는 서로 직간접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일렉트로룩스는 허페이산요에서 세탁기를 제공받으며 하이얼은 산요 생활가전 사업부 자체를 인수했다. 하이얼이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세탁기 가운데 일부는 산요 브랜드로 전 세계에 판매되고 있다. 설계도 처음부터 산요가 했다.
여기에 동부대우전자는 일렉트로룩스에 세탁기 공급이 진행중이다. 고객사에 제품이 들어가니 그만큼 수익을 얻고 있는데, 고객사와 국내외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지역마다 수많은 브랜드가 산재해있는 생활가전 업계 특성상 드문 일은 아니지만 세탁기라는 제품 하나를 두고 국내에서 이렇게까지 상황이 꼬이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전체 물량으로 보면 차지하고 있는 시장점유율이 미미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업체의 국내 생활가전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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