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LTE 태블릿 출시…평균판매단가(ASP) 유지에 안간힘
- 판가하락 막고 수익성 높이려는 전략
- 소니, 레노버, 에이수스 등이 신규 참여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국내에 롱텀에볼루션(LTE)을 지원하는 태블릿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와이파이만 지원하는 태블릿과 비교했을 때 아직까지 수는 적지만 연달아 관련 제품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연평균성장률이 급격히 하락으로 인한 평균판매단가(ASP) 유지, 인텔이 업체에게 제공하는 보조금 등의 상황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태블릿 시장에 LTE 모델 출시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장을 이끌어가는 삼성전자와 애플은 이미 일찌감치 LTE 태블릿이 준비되어 있는 상태다. 신제품으로는 ‘갤럭시탭S 10.5 LTE’, ‘아이패드 에어2’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SK텔레콤과 KT를 통해 가입이 가능하다.
소니는 최근 선보인 ‘엑스페리아 Z3 태블릿 콤팩트’에 LTE를 지원한다. ‘엑스페리아 Z2 태블릿’도 LTE를 통해 음성통화가 가능했지만 국내에서는 선보이지 않았다. 사실상 엑스페리아 태블릿 Z3 태블릿 콤팩트가 제대로된 LTE 모델이라고 봐야 한다. 레노버, 에이수스와 같이 중국과 대만을 대표하는 업체도 LTE 태블릿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레노버는 ‘요가 태블릿’ 시리즈에 LTE를 포함시켜 판매하고 있다. 에이수스는의 경우 29만원대 LTE 태블릿 ‘미모패드8 LTE’를 출시하고 조금씩 입지 확장에 나서는 모양새다.
LTE 태블릿이 늘어나는 이유는 현재 태블릿이 처한 시장 상황과 맞닿아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 세계 태블릿 판매량이 5520만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언뜻 보면 순항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50% 이상을 기록했던 연평균성장률이 올해는 7%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주된 요인은 교체주기의 증가와 성장시장에서의 구매력 약화다. 선진시장의 경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기업용 모델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태블릿 평균판매단가(APS)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3분기 태블릿 ASP는 294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가량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LTE 접목은 ASP 유지에 보탬이 될 수 있다. 특히 기업에서 BYOD(개인 단말기로 업무를 할 수 있는 환경)보다 CYOD(원하는 개인 단말기를 선택해서 사용하는 환경)를 더 중요하게 고려함에 따라 어디서나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LTE 태블릿을 선호하는 추세다. 실제로 다른 시장조사업체 IDC는 기업용 태블릿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3분기 기준 전체 시장에서 14%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셀룰러, 그러니까 3세대(3G)나 LTE 태블릿은 전년 동기 대비 39% 성장했다.
IDC 다니엘 레비타스 부사장 겸 제너럴매니저는 “전 세계적으로 셀룰러 태블릿은 ASP 증가에도 불구하고 35% 출하량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인텔이 태블릿 업체에게 지급하고 있는 보조금도 연관이 있다. 인텔은 ARM칩을 사용하다 자사 칩으로 전환하는 태블릿 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러한 보조금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매출차감(Contra Revenue)’이라는 이름으로 회계 처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작년에만 30억달러(한화 약 3조3200억원)의 손해를 봤고 올해는 적자폭이 더 커질 것이 확실시된다.
반대로 태블릿 업체는 ASP 유지를 위해 인텔칩 장착에 적극적이다. 최근 인텔 아톰 프로세서를 사용한 태블릿이 부쩍 늘어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더구나 인텔은 통신칩도 만든다. 과거 인텔 중앙처리장치(CPU), 인텔 메인보드 칩셋, 인텔 와이파이 칩셋을 모두 장착하면 추가로 주던 마케팅 보조금과 유사한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동통신사는 LTE 태블릿을 팔아도 별로 남는 것이 없어 미온적이지만 업체 입장에서는 상황이 다르다”며 “보조금 지원 여부와 관계없이 LTE 태블릿이 더 많이 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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