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프리즘] 서버인 듯 서버 아닌 서버 같은 ‘시스코 UCS’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5년 전 네트워크 강자 시스코시스템즈가 UCS(유니파이드컴퓨팅시스템)를 출시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시스코는 당시 UCS를 발표하면서 정확히 ‘x86 서버’라고 지칭하지는 않았었다. 물론 UCS는 x86 서버의 범주에 포함돼 있다. 그런데 ‘통합컴퓨팅시스템’이라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 UCS는 일반적인 x86 서버 그 이상을 담았다. 바로 시스코의 강점이기도 한 네트워크 기술이다.
벌써 4세대를 맞이한 UCS는 그동안 꾸준히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분야를 개척해왔다. 처음에는 블레이드 서버에서 시작해 데스크톱가상화(VDI), 클라우드 분야에서 선전하더니 이번 4세대에서는 미니 서버와 모듈러 서버, 빅데이터용 서버 등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재정비했다.
네트워크 기술을 통한 입출력(IO) 병목에 대한 부분을 꾸준히 개선하면서 말이다. 서버의 머리격에 해당하는 중앙처리장치(CPU)의 성능이나 메모리 용량 등은 점차 좋아지는데, 문제는 입출력(IO) 부문에서의 병목이다. 즉 머리는 빠르게 회전하는데 실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발은 느린 셈이다. 시스코가 초점을 둔 부분은 바로 여기다.
정경원 시스코코리아 대표는 “UCS는 소프트웨어(SW), 하드웨어(HW) 측면 모두에서 네트워크 기술 발전을 서버에 접목시키면서 전통적인 서버업체와는 다른 접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체 어떤 네트워크 기술이 UCS에 어떻게 접목돼 있는 것일까.
이번 4세대 UCS 역시 다른 서버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인텔이 새롭게 발표한 제온 E5 v3 프로세서(하스웰)을 탑재했다. 때문에 이전 대비 시스템 대비 성능이 3배 높아졌다거나 DDR4 메모리를 지원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UCS에 시스코만의 기술을 집어넣은 부분은 IO밖에 없습니다. 다른 서버 제품과 가장 다른 점은 바로 랜카드(NIC)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UCS에는 시스코의 넥서스 스위치를 랜카드로 밀어넣었습니다. 즉 HP나 IBM, 델 등의 서버업체가 브로드컴에서 OEM으로 제공받은 범용화(커모디티)된 IO(랜카드)를 넣었을 때 UCS는 시스코만의 네트워크 IO 기술을 탑재해 병목이 전혀 없도록 설계했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복잡한 케이블링이나 설비가 개선됐습니다. 실제 UCS가 적용된 고객 사이트에 가면 사람들이 뒷면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시스코코리아 데이터센터 기술 담당 최우형 수석의 말이다.
특히 이번 하스웰 기반 프로세서에서는 PCIe 3.0이 적용되면서 랜카드 속도가 80Gbps로 더욱 빨라졌다. 이 랜카드는 UCS 서버 내에서 마치 가상 스위치처럼 동작해 최대 256개까지 나눌 수도 있다. 타 제품이 최대 8개까지 나누어 사용하는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른바 IO 가상화다. 예전에는 이를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했지만, 4세대 제품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칩 기반의 하드웨어로 구현했기 때문에 성능 면에서 훨씬 강화됐다.
성일용 시스코코리아 부사장은 “UCS는 서버가 아니라 시스코의 네트워크 스위치가 연장돼 함께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데이터센터에서는 점차 서버와 네트워크의 결합(컨버전스)이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시스코가 선보인 제품은 크게 ▲데이터 집약적인 컴퓨팅 기능에 특화된 UCS B200 M4 블레이드 서버 ▲C220 M4 랙 서버 등 기존 제품의 뒤를 잇는 제품이다. 랙서버 가운데서도 고용량 디스크 스토리지로 꽉 채운 이른바 스토리지 서버 ▲C3160 랙 서버가 주목된다.
여기에 이번에 새롭게 추가한 클라우드 스케일 애플리케이션용 ▲M-시리즈 모듈러 서버와 중견중소기업 및 대기업 에지 환경에 최적화된 ▲UCS 미니 ▲빅데이터용 UCS 디렉터 익스프레스도 있다.
미니 서버의 경우 UCS 블레이드 서버를 도입하기에 부담이 됐던 중소중견기업 등을 위한 제품이다. 별도로 도입해야 했던 패브릭 인터커넥트를 하나의 블레이드 섀시 내에 포함시켜 관리 및 운영 부담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M-시리즈 모듈러 서버는 스케일아웃 방식으로 클라우드 환경에 적합한 제품이다.
최우형 수석은 “게임이나 포털 등의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은 전력은 적게 쓰면서 컴퓨팅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라며 “때문에 최근 블레이드와 랙마운트 서버의 장점만을 결합한 모듈러 서버가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M시리즈 서버는 2U 섀시에 인텔 제온 E3 프로세서를 탑재한 최대 16대의 노드(컴퓨팅)만을 구성하고 나머지 디스크나 네트워크 등은 공유자원으로 분류해 가격 자체를 1U 대비 1/4로 떨어뜨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의 웹, 와스(WAS) 서버에는 메모리 자원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통해 몇 대의 서버만으로도 충분히 서비스 운영이 가능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기술적인 차별화 때문에 UCS는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실제 시스코코리아는 지난 2분기 국내 x86 블레이드 서버 부문에서 37%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미국, 호주 등에 이어 사상 최초로 1위를 기록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번 UCS 신제품들을 통해 시스코는 향후 유닉스에서 리눅스로의 마이그레이션(U2L)과 서비스 가용성 확보를 위한 액티브-액티브 데이터센터 운영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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