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망 어디까지?…재난망 사업 또 다른 변수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위성이 재난안전통신망 사업의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재 PS-LTE 방식의 자가망을 주력으로 활용하고 이동통신사들의 상용망을 보조망으로 사용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하지만 어느 상황에서라도 통신이 이뤄져야 하는 재난 상황에서는 위성이 적합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PS-LTE의 경우 표준화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망 구축 시기와 괴리가 있다. 비용면에서도 LTE 자가망보다 유리하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어 향후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시 재난망 활용 범위가 어떻게 결정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배성훈 KISTI 박사는 17일 국회서 열린 공청회서 발제를 통해 "생존을 위한 다양한 백업망이 필요하다"며 "지상망과 위성망의 역량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배 박사는 위성망을 백업망 개념이 아닌 주력망 수준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토론회 참석한 패널 중 김남 충북대 교수는 "위성은 통화에 지연이 생긴다"라며 "위성은 재난통신망이 구축되면 보조망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와이파이, 위성은 보조로 사용하는 것"이라며 "품질을 보장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사혁 KISDI 연구원도 "위성의 경우 대부분 국가에서 재난망 활용시 백업망 형태로 사용하고 있어 일반 상황에서는 활용할 필요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위성망을 자가망으로 하고 자가망 형태의 재난망, 상용망 등 다양하게 구성할 경우 구축비가 2~3배 더 소요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배 박사는 "LTE의 경우 유선 코어망이 붕괴되면 통신할 수가 없다"며 "위성안테나를 장착한 소방차나 구급차가 재난현장에 투입되면 바로 작전반경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그는 "비용이 비싼 것으로 인식되지만 그렇지 않다"며 "1조3000억원 수준이면 전체 재난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망을 연동할 수 있는 기술들은 이미 나와있다"고 주장했다.
위성 등 무선안테나 전문 기업인 박찬구 위월드 대표도 위성을 주력망으로 LTE는 보조망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아무리 자가망을 잘 구축해도 재난 등으로 기지국, 유선망은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며 "사람이 많은 도심에는 어느 정도 자가망을 구축할 수 있겠지만 위성이 없는 상태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대표는 하드웨어 중심이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업전략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박 대표는 위성으로 "지금 정부는 모든 것을 포함한 턴키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주력망을 위성으로 구축하고 사업비의 절반 정도를 소프트웨어 분야에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성 이용에 대해 무조건 비싸게 생각할 것이 아니다"라며 "상용망은 경쟁을 시키고 민간업체들이 하지 못하고 부족한 부분에 정부 예산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위성망의 활용 여부에 대한 논란에 미래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미 논의를 통해 700MHz 대역에서 PS-LTE 자가망을 구축 및 사용망 일부 활용이라는 입장을 정한 바 있다.
미래부 강성주 정보화전략국장은 "위성의 경우 고려는 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안정적이고 끊김 없는 통화기능으로는 최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발목을 잡는 부분은 비용이다.
강 국장은 "만약 위성을 주력망으로 활용한다면 고가의 단말기는 어느 선까지 보급해야 하느냐"며 "좀 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난망 사업의 또 다른 변수는 정치권의 관심이 될 전망이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생략하기로 했지만 수조원이 들어가는 사업에 비용효율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안정상 새정치민주연합 수석전문위원은 "위성은 안정성 측면에서 충분히 재난망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다"며 "앞으로 세밀하게 연구를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열린 공청회에도 여야 10여명의 국회의원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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