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5조?…재난통신망 사업 얼마면 될까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의 적정사업비는 얼마일까.
공공안전 롱텀에볼루션(PS-LTE)과 700MHz 등 기술방식과 주파수라는 2개의 큰 산을 넘은 재난망 사업이 마지막 비용논란을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생략하기로 하면서 과거에 비해 예산에 대한 부담은 덜었지만 여전히 재난통신망을 둘러싼 경제성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구체적인 정보화전략계획(ISP)에서 결정되겠지만 사업을 하겠다는 기업들이 정보제안서(RFI)를 통해 제시한 금액은 대략 2조에서 5조원 사이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문제는 사업자들이 제시한 비용이 불확실성 투성이라는 점이다. 커버리지, 상용망 활용정도 등에 따라 사업비는 크게 출렁일 수 있다.
LTE 자가망 방식의 재난망 구축 및 운영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한국의 재난통신망 사업은 3배 빠른 LTE처럼 세계 최초의 길을 걷고 있다. 미국도 LTE로 재난망(퍼스트넷) 구축을 추진 중이지만 사업완료 시점이 확정되지 않았다. 우리는 2017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비에 대한 논란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정리돼야 계획한 일정을 맞출 수 있다.
◆2조원? 5조원 고무줄 사업비, 적정가격은 과연?=미래부 중심의 재난망 TF는 공공안전 롱텀에볼루션(PS-LTE) 기술의 자가망에 일부 상용망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재난망 투자비용을 산출했다. 10년간 1조7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미래부TF가 구체적인 논의를 통해 사업비를 산출한 것은 아니다. 국내 통신3사를 비롯해 통신장비업체 등 7개사가 제안한 사업비를 토대로 2조원 가량이 될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중간값을 도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제안서 기준으로 자가망 구축시 가장 저렴한 것은 2조2000억원대였고, 상용망을 활용할 경우에는 1조9000억원 가량이 제시됐다. 세부적인 커버리지를 알 수 없지만 재난통신망이 자가망+상용망인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전체 사업비가 출렁일 여지가 많다.
정확한 사업비를 산출하려면 망구축에 따른 장비구입비부터 향후 연차별 유지보수 비용이 구체적으로 제시가 돼야 한다. 지금은 단순히 네트워크 구축 비용만 제시됐다는 평가다.
실제 한 통신사는 4.5조원 가량을 제시했는데 기지국 거리를 다른 통신사에 비해 촘촘히 설정하고 충분한 백업망을 제시했다. 이 통신사는 사업비를 너무 부풀린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한편에서는 무조건 최소가격으로 짜 맞출 경우 부실공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현실성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PS-LTE 전국망은 처음…적정규모 심도 있게 논의해야=2011년 당시 10년 사용기준으로 아이덴(iDEN)은 4952억원, 테트라(TETRA) 9025억원, 와이브로는 1조2427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 바 있다.
물론, 당시에도 상용망, 자가망 그리고 지하 등 음영지역에 대한 투자부분, 이용자 규모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체 사업비로 보기는 어려웠다. 다만, 테트라나 아이덴의 경우 실제 망이 구축돼 재난 수요기관이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부가 대략적인 사업비를 예측할 수 있었다.
하지만 LTE의 경우 구체적인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상용망이 있을 뿐 공공용인 PS-LTE 자가망 구축사례는 없다. 물론, 같은 LTE 기술인 만큼, 이통사들의 투자사례가 사업비 산출에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LG유플러스가 과거 1조3000억원에 전국망을 구축했다고 홍보했지만 인건비, 기지국 상면비용 등 내부에서 쓰는 비용은 들어가지 않았다. 즉, 기지국 간격, 음영지역 투자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자가망 기준으로 최소 1조3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안정상 새정치민주연합 수석전문위원은 "예전 LGU+의 경우 기존에 구축한 네트워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수치"라며 "재난망은 아예 새롭게 구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 그 같은 사업비가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위원은 "음영지역의 경우 상용망을 빌려써야 하는데 비용이 얼마나 들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사업자에게 최소한의 비용만을 요구할 경우 오히려 부실공사가 될 수도 있는 만큼, 예비타당성 조사도 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부 수치는 잊는다…안행부 ISP에 관심 집중=미래부도 언론 등에 제시된 2조원 안팎의 사업비가 구체적인 것은 아님을 인정했다.
강성주 미래부 정보화전략국장은 "우리가 망을 운영하는 주무부처라면 세부적으로 비용을 산출했겠지만 미래부는 기술방식과 주파수만 맡았다"며 "향후 안행부가 ISP를 통해 구체적인 비용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난망 사업 주관부처인 안행부도 사업비 산출에 대해 고민이 많다. 10년 넘게 사업이 제자리걸음인 이유도 비용논란 때문이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예비타당성 조사 없이 사업이 추진된다고 예산에 대한 고민 없이 사업자 제안대로만 진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심진홍 행안부 재난안전통신망 구축기획단장은 "미래부 안은 비용에 대해 깊이 검토한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ISP를 통해 사업비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테트라(TETRA)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구축사례가 많고 국내에서도 경찰 등이 이용하고 있어 사업비를 거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반면, PS-LTE는 표준화도 마무리되지 않은 기술이다. 전국망 개념의 구축 및 운영사례가 없기 때문에 그만큼 사업규모 산출이 쉽지 않다.
심 단장은 "내년 시범사업을 통해 재난통신망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비용은 얼마가 소요되는지를 확인할 것"이라며 "물론, ISP에서 전반적인 비용이 산출돼야 하는 만큼, 면밀히 검토해서 정말 필요한 기능 위주로 비용을 최소화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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