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애플이 9일(현지시간) 미국 쿠퍼티노 플린트 센터에서 새로운 아이폰 출시 발표와 함께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시스템인 ‘애플 페이’를 공개했다. 애플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국내에서의 영향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 페이는 휴대폰을 가맹점 계산대 판매시점관리(POS)기기에 대고 터치ID(TouchID)를 이용해서 결제를 완료하는 시스템이다. 애플 페이는 NFC 기능이 탑재된 폰만 가능해 향후 출시될 ‘아이폰 6’와 ‘아이폰 6 플러스’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팀 쿡 애플 CEO은 애플 결제 시스템이 “구식 결제 방식(지갑)을 새로운 결제 방식(전자지갑)으로 대체해 고객들이 아이폰6를 터치하는 것만으로 매장에서 바로 결제가 가능해지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NFC지원 모바일 결제 사업을 위해 비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마스터 등 주요 신용카드 업체를 비롯해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은행과 제휴를 맺었다.

애플이 전자결제 시장에 직접 뛰어들것이라는 전망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이번 발표로 인해 공식화되면서 애플이 새로운 전자결제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의 전자결제 시장 참여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애플의 강력한 플랫폼 덕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반대로 국내 시장의 경우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특정 벤더가 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실제로 NFC 결제는 이미 이전부터 국내 시장에서도 일부 제한적인 형태로 서비스돼 왔다.

우리은행이 ‘디지털 통장’을 통해 은행의 금융자동화기기(ATM)에서 NFC를 이용해 현금을 입출금 할 수 있게 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PG업체들도 NFC를 통해 스마트폰에 신용카드를 대면 바로 결제정보가 온라인 쇼핑몰에 전송돼 결제가 가능한 기술 등이 개발된 상태다.

기술과 서비스가 이미 시장에 제공되고 있지만 NFC 기반 결제서비스 활성화는 요원한 것이 사실이다. 우선 온라인 결제에 있어 각종 금융규제 탓에 활성화가 더뎠고 오프라인 결제에 있어서는 결제 단말기 보급 부족으로 시장 확산에 실패했다.

무엇보다 은행, 카드사, PG업계, VAN사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어려운 구조가 문제다. 실제로 뱅크월렛 카카오를 선보인 다음카카오 역시 당초 대다수의 카드사들을 협력사로 끌어들인다는 전략이었지만 실제 서비스는 롯데카드 등 일부 카드사와 우선 진행키로 했다.

그만큼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이 국내 시장에서 어렵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애플 페이’가 미국 현지시장에서는 위력을 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애플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국가에 있어서는 그 효용성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특히 아이폰의 보급률이 그리 높지 않은 상태에서 오프라인 결제 인프라를 갖춰 나가기는 요원한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내 NFC 결제 시장에 일종의 ‘애플’효과로 인한 시장 활성화 가능성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애플이 NFC 결제를 선보이면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여기에 편승하기 위한 단말 제조사와 통신사, 카드사들의 연계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