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LG전자 밀어주기 도넘었다…상반기 구매폰 절반 ‘LG’
- 단말구입비 47.8%, LG전자 제품 구매 지출…그룹사 지원, ‘시장왜곡’ 우려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유플러스가 올 상반기 판매한 스마트폰 2대 중 1대는 LG전자다. LG유플러스는 상반기 스마트폰 구입비의 절반 가까이를 LG전자 제품 구매에 썼다. LG전자의 국내 점유율은 20% 후반이다. 유독 LG유플러스 가입자는 LG전자 스마트폰을 사는 것일까. LG유플러스와 LG전자는 같은 LG그룹 소속이다. 휴대폰 제조사와 통신사가 같은 대기업 집단에 속해 있는 것이 휴대폰 시장을 왜곡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28일 LG유플러스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제19기 반기보고서(2014년 1월1일부터 6월30일)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LG유플러스와 LG전자의 거래액은 5787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14.6% 감소했다.
LG유플러스와 LG전자의 거래는 대부분 LG유플러스의 LG전자 스마트폰 매입이다. 매출 및 매입액은 공개치 않았지만 예년 추세를 감안하면 LG유플러스가 상반기 LG전자 스마트폰을 구입한 비용은 5772억원으로 추정된다. LG유플러스는 상반기 단말구입비로 1조2062억원을 썼다. LG전자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47.8%다. 작년 상반기는 단말구입비 1조4654억원 중 46.3%를 LG전자에 줬다. LG유플러스의 LG전자 단말구입비 비중은 올 상반기가 작년 상반기에 비해 1.5%포인트 올라갔다.
휴대폰은 통신사를 통해 팔린다. 통신 3사의 점유율과 LG전자 점유율을 감안하면 LG전자의 LG유플러스 매출액은 비정상적이다. LG유플러스 매출 비중으로만 보면 LG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은 50%에 육박해야 한다. 업계는 2분기 LG전자의 국내 점유율을 30%에 조금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올 상반기 LG유플러스는 정부로부터 45일의 사업정지를 당했다. LG유플러스뿐 아니라 SK텔레콤과 KT도 각각 45일 사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사업정지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 축소로 이어졌다. 제조사 실적은 악화됐다. 국내 휴대폰 점유율 팬택은 이 여파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결국 상반기 사업정지 효과로 LG전자도 위기에 놓일 수 있었지만 LG유플러스가 구원투수 역할을 한 셈이다. LG유플러스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LG전자 스마트폰을 산 액수는 줄었지만 LG전자 매입 비중을 늘렸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점유율은 각각 ▲50.1% ▲30.1% ▲19.8%이다. LG전자로서는 SK텔레콤과 KT에서 부진을 LG유플러스로 만회했다고 보인다. LG전자의 제13기 반기보고서(2014년 1월1일부터 6월30일)에 따르면 상반기 LG전자의 국내 통신사 매출액은 1조8349억원이다. LG유플러스 매출 비중은 31.5%다.
한편 LG유플러스의 이런 전략이 팬택 자금난을 가중시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는 지난 6월부터 팬택 제품 구매를 하지 않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분기 실적악화를 팬택 채권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LG유플러스의 LG전자 매입 금액과 국내 제조사 점유율 등을 고려하면 LG전자 제품을 팔기 위해 팬택 제품을 들여놓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국내의 경우 ‘G3’ 판매 호조 등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높아 보니 국내 매출이 높은 것”이라며 “판매량으로 보면 국내 비율이 낮다”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를 특별히 지원한 것이 아니다”라며 “고객 선택의 결과라고 생각한다”라고 해명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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