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해진 하이엔드 카메라…스마트폰 추격 뿌리친다
- 업체별 수익성 제고에 상당한 도움될 듯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스마트폰 대중화로 인한 콤팩트 카메라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일본 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에 따르면 작년 전 세계 카메라 시장이 6283만대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것으로 당초 예상했던 8000만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결과다. 전체 출하량의 절반 정도가 콤팩트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시장에서의 입지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봐야 한다.
콤팩트 카메라 출하량 감소는 각 업체의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에 강한 업체는 보유한 시장점유율을 수성에 집중하는 추세다. 반대로 이 시장에서의 입지가 부족한 경우 미러리스 카메라를 통해 반격을 꾀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DSLR‧미러리스 카메라 선호 지역이 확실하게 구별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DSLR 카메라는 아시아(40.22%)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유럽(26.44%), 미국 순(20.01%)이다. 일본은 9.82%에 불과하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경우 아시아, 일본, 유럽, 미국 순이지만 비중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유럽 18.36%, 미국 7.43%에 그치고 있다. 캐논이 불확실성이 높은 미러리스 카메라에 아직까지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각 업체별로 하이엔드 카메라 활성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를 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GfK는 국내 콤팩트 카메라 시장이 지난 2012년 2500억원 수준이었으나 2013년 41% 줄어든 1600억원, 올해는 31% 더 빠진 11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달리 하이엔드 카메라 비중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전체 카메라 시장에서의 비중은 14%, 28%, 46%로 나타났다.
하이엔드 카메라는 DSLR‧미러리스와 같은 렌즈교환식 카메라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에 비슷한 성능을 추구한다. 물론 렌즈를 이것저것 바꿔 끼울 수는 없지만 휴대성이 높고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업계가 하이엔드 카메라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렌즈교환식 카메라는 렌즈부대율, 그러니까 렌즈교환식 카메라 본체 한 대당 보유하고 있는 렌즈수를 말한다. 현재 국내 렌즈부대율은 1.13:1로 높으면 1.5:1, 낮아도 1.3:1을 기록하고 있는 다른 국가보다 떨어진다. 쉽게 말해 번들로 제공하는 기본 렌즈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뜻.
상황이 이렇다보니 카메라 업체 입장에서는 스마트폰 대중화, 낮은 렌즈부대율, 소비자 요구 충족 등을 고려해 하이엔드 카메라를 적극적으로 내세울 수밖에 없다. 가격도 80만원대 이상이라 웬만한 미러리스 카메라와 맞먹는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주요 하이엔드 카메라는 캐논 ‘파워샷 G1X 마크Ⅱ’, 소니 ‘RX100Ⅲ’, 니콘 ‘쿨픽스A’, 후지필름 ‘파인픽스 X100S’, 올림푸스 ‘스타일러스1’ 등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미러리스 카메라 비중이 상당히 높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시장이 역전된 상태는 아니어서 새로운 수익모델에 대한 업체간 고민이 적지 않다”며 “틈새시장에서의 하이엔드 카메라는 내년까지 비중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고 이런 점에서 신제품 출시가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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