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구겨진 자존심 회복할까…‘하스스톤’ 출시 앞둬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지난 2012년 5월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대표 백영재, 블리자드)에게 잊지 못할 경험으로 남아있다. 블리자드의 간판 액션게임 ‘디아블로3’가 출시된 때다.
디아블로3는 신드롬이라고 불릴 정도로 출시 초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서버 불안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이용자는 물론 PC방 업계까지 불만을 대거 쏟아냈다. 패키지 환불 문의가 빗발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블리자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과태료 800만원)까지 당하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청약철회 방해 등이 이유였다. 이는 국외 디지털 콘텐츠 업체 최초의 전자상거래법 처벌이다.
당시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2의 국내 시장 부진에 이어 디아블로3 서비스까지 실패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이름값을 상당 부분 깎아먹었다. 게임 콘텐츠 자체로만 보면 훌륭했지만 시장 진입 전략이 어긋났고 서비스 준비에 있어 소홀했던 결과가 패인이 된 것이다.
올 겨울 블리자드가 오랜만의 침묵을 깨고 신작을 선보인다. 카드대결게임 ‘하스스톤’이다. 클로즈베타 기간 중 시장 반응은 호의적이었기에 성공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 상태다. 블리자드가 디아블로3로 구긴 자존심을 이번 신작으로 회복할지 주목된다.
14일 블리자드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 초까지 이어진 하스스톤 클로즈베타테스트를 끝내고 ‘곧 오픈베타(공개서비스)가 시작된다’고 게임 홈페이지(www.tryhearthstone.co.kr)에 공지했다.
하스스톤은 당초 지난해 말 오픈베타가 예정됐다가 일정이 뒤로 밀렸다. 게임 공개가 임박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업계는 블리자드가 게임 초보자도 카드대결 장르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하스스톤을 설계한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상대방과 수싸움을 벌이는 부분에서 쉽게 빠져들고 재미까지 있다는 것이다. 게임 커뮤니티에서도 호응이 감지된다.
물론 PC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카드대결 장르가 지속 흥행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같은 장르의 게임이 다수 나왔지만 아직 성공 사례가 없는 까닭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업데이트가 중요하다”면서 “밸런스(카드간 상성)를 고려하면서 새로운 카드를 계속 추가해야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스스톤은 블리자드 입장에서 ‘새로운 시도’다.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 시리즈와 달리 십수명의 소규모 개발팀이 만들었다. 앞서 출시한 블리자드 게임과 달리 폭넓은 이용자를 겨냥한 캐주얼 게임이다. 블리자드 최초의 부분유료화 게임이기도 하다.
올 1분기 온라인게임 시장은 신작이 뜸한 상황이다. 하스스톤과 장르는 다르지만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대형 신작 ‘이카루스’가 2월 출시를 예정했다가 일정이 뒤로 밀렸다. 하스스톤이 먼저 나올 경우 시장의 시선을 한꺼번에 가져갈 수 있다. 블리자드는 오는 3월 25일 디아블로3 확장팩 출시도 앞둬 올 1분기 바쁜 행보가 예상된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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