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IT] 애플 아이패드 에어·미니 레티나의 가치는?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애플이 지난 16일부터 국내에 판매하기 시작한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이하 미니 레티나)는 여러 면에서 의미가 큰 제품이다. 하드웨어적으로는 시중에 출시된 태블릿 가운데 처음으로 64비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A7을 장착하고 MIMO 지원과 함께 다양한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대역을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아이패드 에어와 미니 레티나가 PC급 성능을 갖춤과 동시에 휴대성이 극도로 강조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잘 알려진 것처럼 두 제품의 개발은 몇 년 전부터 시작됐으나 7.5mm 두께에 500g에 미치지 못하는 무게를 구현하면서도 성능과 배터리 사용시간까지 모두 만족할만한 수준에 오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 셈이다.
애플 조니 아이브 애플 수석디자이너(부사장)가 언급한 대로 아이패드 에어와 미니 레티나는 디자인의 역설적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그러니까 작고 가벼우면서도 성능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뒀다. 아이패드의 에어가 배터리 용량을 줄이면서도 사용시간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어떤 제품이던지 물리적인 한계를 뛰어넘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배터리만 하더라도 두께를 일정부분 양보하면 사용시간을 늘릴 수 있다. 가장 손쉬운 해결 방법이다. 그러나 배터리 용량을 줄이면서 사용시간을 늘리는 일은 핵심부품은 물론 운영체제(OS)와 사용패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해결과제를 요구한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2014년 전 세계 PC 시장에서 태블릿 비중이 5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태블릿 출하량이 2억8500만대에서 오는 2017년 3억9600만대에 이른다는 전망도 곁들였다.
이는 일반적인 PC가 하던 일을 상당부분 태블릿이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지금도 웹서핑이나 동영상 감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의 작업은 PC보다 태블릿이 더 빠르고 편리하다. 개인용 기기와 기업 업무 환경이 결합되는 ‘컨슈머라이제이션’과 직원 개개인의 디바이스를 업무에 사용하고자 하는 ‘BYOD’가 일반화될수록 태블릿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
다시 아이패드로 돌아와서 아이패드 에어와 미니 레티나는 사양과 휴대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국내 태블릿 시장에 적지 않은 파급력이 예상된다. 높아진 성능만큼 개인시장(B2C)뿐 아니라 기업시장(B2C) 수요도 충분히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오토데스크 오토캐드의 경우 기존 아이패드에서 화면 확대는 물론 렌더링이 다소 답답한 모습을 보였지만 아이패드 에어와 미니 레티나는 이런 모습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다른 앱도 마찬가지다. 동영상이나 음성 합성 속도가 상당히 빨라졌고 64비트 지원이 계속해서 이뤄진다면 PC와 비슷한 수준의 창조적인 콘텐츠 생산 활동이 충분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64비트와 관련해서는 OS부터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에 이르기까지 모든 준비가 갖춰져 있어 빠른 속도로 32비트 앱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사용성 측면에서는 확실히 가벼워진 무게와 얇아진 두께만큼 그립감이 상당히 개선됐다. 손목에 주는 부담도 덜하고 무엇보다 손에 ‘착착’ 감기는 맛이 생겼다. 이 부분은 미니 레티나보다 아이패드 에어에서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가격은 다소 불만일 수 있겠다. 태블릿 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고 판매량이 몰려 있는 주력 모델이 30만원대 내외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아이패드 에어62~112만원, 미니 레티나 50~99만원) 다만 사양을 고려했을 때 저가형 태블릿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더욱이 애플은 어떤 제품에도 ‘저가형’이라는 단어를 붙이지 않는다. 제품에 따라 사용자 느낌과 활용 범위에 차이가 있을지언정 가치의 높낮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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