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사진>이 KT 회장 단독 후보자에 선출됐다.
황 전 사장의 선출에 KT 내부에서는 기대반, 우려 반의 시선을 보이고 있다. 황 후보자는 이석채 전 회장이 사퇴한 이후 계속해서 유력한 후보로 꼽혀왔지만 KT 회장직에 어울리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세계일류 수준으로 끌어올린 성공한 기업인, 정치색이 짙지 않아 낙하산 논란에서 상당부분 자유로운 인물이라는 점에서 유력한 후보로 꼽혀왔고, 최종 후보 4인의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정작 황창규 후보자의 최대 약점은 성공한 삼성전자 출신 경영인이라는 점이었다. 서비스업 KT에 제조업 삼성의 DNA를 주입시킬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실제 KT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결국은 관료 출신이 KT를 맡게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동안 KT를 거쳐간 주요 CEO들을 보면, 이계철, 이상철, 이석채 등 관료 출신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정보통신부 출신인 만큼 통신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정무적 능력도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CEO 추천위원회는 공무원 출신이 아닌 민간 경영인을 선택했다.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낙하산 논란도 최소화 했다.
황창규 후보자 선임에 대해 KT 한 간부는 “사실 예상하지 못했지만 KT 출신이 다른 곳에 가서 CEO를 하듯이 그 분의 경륜이 여기서 빛을 발하기를 기대한다”며 “황 후보자가 기술마인드가 높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조직도 잘 추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직원들의 기대감은 더 크다.
KT의 한 직원은 “어쨌거나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에서 검증받은 분 아니냐”며 “민간기업 출신인 만큼, 조직에 혁신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열사들은 일단 관망세다. 역시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지만 본사의 조직개편, 인사 등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계열사 직원은 “삼성에서 왔으니 잘하겠지라는 기대감이 있다”며 “다만, 지나친 성과중심 경영이나 본사의 인사 등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것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분위기는 비슷하다. 시민단체 등 KT 외부에서도 삼성전자 출신 임명을 경계한 만큼, 거부감이 없지는 않지만 앞으로 잘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내년 초 임시주주총회를 거치면 황 후보자는 3년 임기의 KT CEO직을 수행하게 된다. 이석채 전 회장 재직시절, 경영지표가 하락했고 낙하산 인사 논란, 배임 등의 문제가 불거진 만큼, 황 후보자 앞에 놓여진 숙제도 만만치 않다.
황 후보자는 이같은 상황을 인식 최종 후보에 선출된 이후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업무를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KT 경영을 정상화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