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위기의 KT를 정상화 시킬 수 있을까.
KT CEO 추천위원회는 16일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CEO 후보자에 대한 심층 면접을 진행한 결과 최종 후보에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날 CEO 추천위원회는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이외에 임주환 전 ETRI원장, 김동수 전 정보통신부 차관, 권오철 전 SK하이닉스 사장 등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면접은 6시에서야 마무리됐다. CEO 추천위는 장고 끝에 반도체 신화를 쓴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낙점했다. 글로벌 경영능력에 업무 추진능력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영위기 상태인 KT를 정상궤도에 올리려면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후퇴한 통신서비스 경쟁력 높여야=황창규 후보자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적지 않다. 먼저 경영위기 상태, 특히 본업인 통신분야에서 뒷걸음질 치고 있는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
이석채 전 회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무선 자회사인 KTF를 합병했지만 현 상황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LTE 올인전략이 성공한 반면, KT는 2G종료 지연, 주파수 문제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3분기 실적으로 살펴보면 매출은 물론,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무선사업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하락했다. 부동산, 금융, 미디어 등 비 IT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핵심인 통신사업의 경쟁력은 바닥인 상황이다.
KT의 통신사업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가능성은 높다. 광대역 주파수도 확보해놨고, 새로운 CEO를 중심으로 조직이 뭉칠 경우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
◆마음의 상처 큰 KT…조직융합 어떻게?=황창규 후보는 삼성전자 재직당시 “반도체 집적도는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이른바 ‘황의 법칙’으로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삼성전자 재직 시절 치밀하고 합리적인 리더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를 이룩한 제조업 중심의 경영능력이 서비스 산업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실제 KT 내부에서는 삼성전자 출신이 새 CEO로 부임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기업 문화 자체가 다른데 CEO가 강하게 삼성전자 DNA를 강하게 주입할 경우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날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외부에서도 지나치게 삼성 출신 임원들이 주요직을 맡는 것에 대한 경계도 있었다. 경영 외적인 측면에서 황창규 후보자가 풀어야 할 숙제인 것이다.
KT는 황창규 전 삼성 사장을 최종 후보로 선임한 이유로 ▲전문 경영능력 ▲추진력 및 글로벌 마인드 ▲ICT 및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 ▲이해조정 능력 등을 꼽았다. 여기에 한 가지 더 필요한 것은 어수선한 조직의 기강을 바로잡고 낙하산 공화국의 오명을 씻는 것도 황 후보자가 풀요야 할 과제 중 하나다.
한편 황 후보는 내년 1월 임시주총에서 주주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으면 회장으로 공식 선임된다. 임기는 3년이다.